재계가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 연속 40조원 이상을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했을 정도로 삼성그룹이막대한 투자를 한 데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삼성그룹은 투자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투자규모 발표시기도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2011년에 1월5일, 작년에는 1월17일에 각각 연간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것을 고려하면 투자계획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그만큼 삼성그룹의 고민이 깊다는 반증이다.
삼성그룹의 고민은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느냐, 아니면 글로벌 경기 전망에 따라실제 필요한 투자만 계획하느냐로 요약된다.
이건희 회장의 '가능하면 늘리겠다'는 발언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 시장 전망 등을 고려하면 대폭 늘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재계의 관심은 삼성그룹의 투자가 50조원을 넘길 것인지에 쏠려 있다.
작년에는 전년의 실제투자액보다 12% 늘어난 47조8천억원을 계획했었다. 실제투자된 금액은 이보다 1조원 가량 부족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그룹 안팎의 시각은 올해 투자계획은 작년보다는 많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주력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지금까지의 기본 방침이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삼성그룹이 투자계획을 늘려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관측도'사상 최대 투자'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삼성그룹의 결단을어렵게 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미국의 경기회복은 더디며 중국의 성장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올해 경기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유연성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금액을 들여 반도체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신설하는 것은 무리수가 될 수 있다.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섣부른 투자가 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외부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하기보다는 시장상황과 전망 등을꼼꼼히 따져 투자를 계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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