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가짜석유…'용제혼합'→'등유혼합'>

입력 2013-01-13 07:21
석유관리원 백서 발간…이동식차량·정량미달 판매도 늘어



가짜석유 제조·유통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관계 기관의 강력한 단속으로 산업용 도료·시너 등을 섞는 용제혼합형 가짜석유가 꼬리를 감추고 등유혼합형이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유통 방식도 주유소 판매에서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판매로 옮겨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관리원의 񟭌 가짜석유 근절 백서'에 따르면 2011년 10월~작년9월간 가짜휘발유의 원료로 쓰이는 용제1·4호 소비량은 12만7천316㎘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51.5% 줄었다.



가짜경유의 원료인 용제7·10호도 13만2천822㎘에서 5만4천380㎘로 59.1% 감소했다.



석유관리원 측은 "용제 소비량의 절반이 가짜석유 원료로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추정돼온 점을 고려하면 용제혼합형 가짜석유가 사실상 근절됐다고 볼 수 있다"고밝혔다.



용제는 주로 산업 분야에서 도료용 희석제·접착제·윤활유 등으로 쓰이는 제품으로, 원유에서 산출돼 휘발유·경유 등과 성질이 비슷한데다 유류세가 부과되지 않아 가짜석유 제조의 주원료로 사용돼왔다.



이 때문에 2011년까지 유통된 가짜휘발유의 90%, 가짜경유의 20% 이상이 용제혼합형이었을 정도로 가짜석유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석유관리원이 작년 5월부터 용제사업자·대리점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함에 따라 가짜석유 제조로 흘러들어가는 루트가 사실상 봉쇄됐다.



용제 불법 유통업자도 설 땅을 잃었다. 해당 기간 용제 사업자는 341개에서 300개로 12%, 용제 대리점은 102개에서 74개로 31% 각각 줄었다. 주로 용제를 가짜석유원료로 제공하다 적발된 곳이다.



이처럼 용제혼합형은 사실상 근절 단계에 와 있는데 반해 등유혼합형은 오히려세를 넓히고 있다. 한쪽 문제가 해결되자 다른 문제가 돌출하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등유혼합형은 가짜경유에서 주로 발견된다. 정상 경유와 유질이 비슷하고 제조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가짜경유 중 등유혼합형 비율을 보면 2007년 52.7%, 2009년 76.2%,2011년 75.5% 등의 수준을 보이다 작년에는 85.5%까지 치솟았다.



가짜경유 총 적발 건수 대비 비중도 2007년 52%(212건/402건)에서 2011년에는 75%(538건/713건)로 크게 뛰었다.



주유소가 아닌, 이동판매차량을 이용해 가짜석유를 주유하는 이른바 '행위금지위반'도 2011년 10월~2012년 9월 사이 139건이 적발돼 전년 같은 기간 109건에 비해27.5% 증가했다.



행위금지는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인 공사장이나 밤늦은 시간대 골목길, 주차장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버스, 대학교 통학버스, 학원버스 등이이동판매차량을 통해 가짜석유를 공급받다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량미달 판매 단속 건수는 10건에서 59건으로 490%나 뛴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가짜석유의 제조·유통 방식이 지능적으로 변해온 만큼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며 "올해는 가짜석유 취급 의지를 사전에 무력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강력한 단속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