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달러'에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9개월만에 최고치

입력 2016-12-23 15:57
8거래일간 36원 상승…신흥국 통화 中 약세 두드러져



8거래일 연속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로 올라섰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3.9원 오른 1,2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10일(1,203.5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200원을 돌파한 이후 이날엔 종가 기준으로도 1,200원대를 넘어섰다.



원화값의 지속적인 하락을 이끄는 것은 '슈퍼 달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는 금리를 세 차례 올릴 수있다고 시사한 이후 달러값이 치솟았다.



전 세계에 퍼진 글로벌 달러화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재정확장 정책이 미국 경기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달러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기준 3.5%로, 2년 만에 가장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유로화는 물론 엔화,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 약세 정도는 유독 두드러진다.



원/달러 환율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4일부터 8거래일간 36원 올랐다.



달러당 1,167원(13일 종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가 됐다. 원화 가치가 단숨에 3.1% 떨어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 불안과 원화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국 위안화의 약세 심화가 원화값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내놓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며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많이 줄어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올라서는데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거래량"이라고 말했다.



작은 거래량으로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달러화 수요가 많아지자 원화값 하락이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거래량이 정상화되는 내년 1월부터는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어선 지난 22일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25.14원으로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5.97원 상승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