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새해전망> 불확실성의 시대…금융신기술 혈투 예고

입력 2016-12-17 07:38
해외진출도 잰걸음, 영업망 재정비로 경쟁력 강화가계부채, 구조조정, 미 금리인상 등 위험산재'승풍파랑' '절차탁마' 자세로 위기 넘어야 ※ 편집자주: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과 이에 따른 조기 대선가능성 탓에 국내 금융시장은 휘청이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의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시장금리도 뛰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책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해 나갈 예정입니다. 안과 밖에서 불안이 시장 안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합니다. 신년에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고,핀테크로 대변되는 첨단 금융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통 수입원인이자마진도 줄어들고 있어 확실한 먹거리도 찾아야 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내년 생존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 5대 대형 은행장들에게 들어봤습니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장이 서면인터뷰에 참여했습니다.







"끝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년 금융권이 맞닥뜨린 엄혹한 현실을 반영한 말이다. 신한은행 조용병 행장은이런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금융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17일 강조했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의 절차탁마(切磋琢磨)를 내년경영의 키워드로 내세웠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국면으로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지고, 경제에도 먹구름이 잔뜩 꼈다.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대가 유력시된다. 미국발 금리 인상도 시장에 큰 영향을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내우외환의 위기지만 금융권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로 대변되는 디지털 금융이 점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발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이르면 내년 1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영업을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체제를 대비해핀테크에 역점을 뒀다.



특히 핀테크는 고객들의 금융생활을 영업창구에서 모바일로 이끈다는 점에서 금융계 빅뱅이 될 것으로 은행장들은 전망했다.



◇ 변화하는 소비 패러다임…핀테크 없인 경쟁 무의미 신한은행 조용병 행장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각오로 비대면 플랫폼을고도화해 새로운 금융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우선 업종 간의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고객들이 금융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또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스마트라운지가 성공을 거두면서 홍채 등 다양한 인증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스마트라운지는 손바닥 정맥 인증방식으로 하는 무인 거래시스템이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플랫폼 '리브'를 앞세워 인터넷전문은행 및 다른 경쟁은행과의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각오다.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심플(Simple), 안전(Secure), 속도(Speed)라는 3S를 모토로 삼아 비대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LG U+[032640] 등다른 통신업계와의 합종연횡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대화형 금융플랫폼을 승부수로 띄웠다.



지난달 국내 최초로 별도 로그인 인증서 투입절차 없이 간단한 문자 입력과 음성인식만으로 20초 안에 송금이 가능한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SKT와도연계해 생활과 밀착된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모바일플랫폼인 '위비'를 좀 더 고도화하고, 타업종과의제휴를 통해 출시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상품' 등으로 핀테크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겠다고 강조했고,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홍채 등 생체인증서비스를 뱅킹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고,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 핀테크에 연동된 영업점 전략 "묶어서 경쟁한다" 핀테크는 영업점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이미 은행거래의 90%는 비대면 거래로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점의 구조와 인적 네트워크를 혁신하지 않고는 변화의수레바퀴 아래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가까운 영업점을 묶어 그룹화하는 협업 체계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방식이다. 허브는 바퀴, 스포크는 바퀴살이란 의미로 허브 센터와 스포크 영업점으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구축해 영업점 간 시너지를창출하는 협업모델이다.



국민은행은 33개 지역본부와 1천138개의 영업점을 30개 지역영업그룹과 148개 지역본부(파트너십 그룹·PG)로 묶는 '소 최고경영자(CEO) 중심' 영업체계를 올해 선보였다.



개별 점포가 갖기 어려운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의 전문역량을 공유하고, 지점간 상호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PG형 영업점을 올해 더 세밀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다른 시중은행도 영업전략은 대부분 비슷하다. 신한은행도 6~7개 영업점을 그룹화하는 '커뮤니티' 협업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브랜치등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비대면채널 거래비중을 확대하고 영업점 수익성 악화로 점포 통폐합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설은 최소화하고 20~30개의 통폐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영업점 채널은 줄이고 모바일 뱅킹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이경섭 농협은행장도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의 영업점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했다.



◇ 동남아중심 해외진출…'현지화'에 초점 현재 25개국 237개 해외 네트워크를 가져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 영업망을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동남아 지역 위주 현지화 및 사업 다각화로 국외 영업을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지은행과의 합병과 법인 전환 등을 통해 현지화를 확대하고, 저축은행을 신설해 금융사업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중국 자산관리업,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마이크로파이낸스 진출을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지점 5곳을 신설하고, 인도 구르가온지점과 멕시코 현지법인 신설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확대보다는 내실을 추구하겠다는 계산이다. 조 행장은 2015년 취임당시 16개국 70개 네트워크에 불과했던 신한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올해 말 20개국150곳으로 2배 이상 늘렸다.



해외진출에 그간 소극적이었던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내실을 다지는 한편, 동남아를 중심으로 파이낸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홍콩, 런던, 뉴욕 시장에서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유통·경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더하고 국제 금융기구 등 해외 네트워크까지 다각도로 활용해 농협만의 독창적인 색깔로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했다.



◇ 안팎의 위기…리스크 관리 급부상 내년 은행들이 핀테크, 영업망 개선, 해외진출 등을 통해 지속 성장을 추구할방침이지만 내부와 외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황이다. 5대 은행장들은 대부분 2%대의 성장을 예상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2.3%,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2.5%를 제시했다.



신한·국민·우리은행장들은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2%대에 그칠 것이라는 국내 주요연구기관의 전망을 인용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영국의 브렉시트 본격화,중국의 기업부실 및 경착륙 가능성 등 대외적인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기업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5대 은행장은 건설과 부동산 철강 부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 종목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니 가계 부채가 늘어날 공산도 크다. 이미 가계 부채는 1천300조원을 넘었다. 은행장들은 급증하는 가계 부채와 다중채무자에 대한 선제적인리스크 관리, 비용절감과 인력 운영의 효율성 제고 등 꾸준한 관심사가 필요하다고강조했다.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팎의 위기 속에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만큼 은행장들은 모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채용의 문도 더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채널이 늘어나고, 영업점 통폐합 등 영업환경의 변화로 채용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략과 관련해서 은행장들은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리 인상이 미국의 경제 체력이 어느 정도 튼튼해진 것을 반영하는만큼 미국 주식을 추천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부동산이나 채권 투자에서는 신중을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권고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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