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권 변화 바람…공정한 성과연봉제 도입해야"

입력 2016-10-27 14:00
"유령계좌 등 웰스파고 사태 국내 은행서 발생하면 안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7일 업무성과가 보상체계에 적절히 반영되는 공정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금융권에 전례 없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에대응하기 위해서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핀테크에 기반을 둔 금융플랫폼 변화, 각종 '페이' 서비스와 P2P 대출 등으로 일각에서는 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과격한 예상까지 나오는 게 현재 금융권이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에선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보다는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중시하는 성과연봉제가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나은 보상을 받아야 더 열심히 일할 동기가 부여되고 무임승차자가 없어지면서 조직 전체에 활기가 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공정한 성과평가체계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엉터리 성과평가에 따라 보수가 지급되면 오히려 연공제보다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고객만족도 같은 다양한 질적 지표와 영업실적 등 계량지표 간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도록 성과평가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계량화된 영업실적 지표에만 치우친다면 과도한 외형경쟁, 불완전판매 발생 등의 부작용이 있을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유령계좌 개설과 신용카드 부당발급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빚고 있는 웰스파고의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은행을 통한 펀드 판매 시 판매수수료를 운용수수료처럼 매년 나누어받는 방안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 원장은 "금융감독당국도 경영실태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은행의 성과중심문화 확산을 지원토록 하겠다"고 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도 세미나 개회사를 통해 저금리, 저성장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상태에서 고속성장기에 만들어진 호봉제는 시대 변화의 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려면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합리적 성과평가에따른 보상,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 등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지는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조직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수익성 악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겪고 있는 국내 은행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돼 있는 성과연봉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세미나에 참석한 BNP파리바은행의 올리비에 리카이 아시아·태평양지역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은 "고객 등과의 이익충돌이 발생하지 않고, 규정을 위반하지않으며 허용된 위험을 초과해 업무를 진행하지 않도록 성과보상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토미 펑 아시아·태평양지역 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은 "구체적이고, 측정과 달성이 가능하며 소속 부서의 성과와 연관된 목표설정을 하는 게 성과제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