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결정한 지 이틀밖에 안 돼 충분히 반영됐다고 볼 순 없어""금리 인하 여력 있지만,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유의해 금리 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노트7의 단종에 따른 영향을 반영해 성장률을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뒤 열린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가지 상·하방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했기 때문에 낙관적인전망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성장률을 2.7%로 전망해 이전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내년전망은 2.8%로 이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가 단종을 결정한 지 이틀밖에 안 지나 단종 영향을 충분히반영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서는 "국내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고 가계부채증가 등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 올해 경제 전망에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영향이 반영됐나.
▲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단종이 수출이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단종을 결정한 지 이제 이틀 지난 상황이어서 영향을 파악하려면 시간을 갖고 봐야 한다. 단종 결정이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삼성전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다른 제품으로의 이전 효과도 있을 것으로 고려해 앞으로 수출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길 기대한다.
-- 현대자동차[005380] 파업이나 부정청탁 금지법의 영향도 고려됐나.
▲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현대차 등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량 차질은 약 14만대다. 연간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3% 수준이다.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고 가동률을제고하면 생산 차질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정청탁 금지법 실행은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법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대응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실행한 지 2주밖에 안 돼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더 지켜보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이나 수출이 감소하는 등 하방 요인이 있는데 경기 인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닌가.
▲ 최근 나타난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했다. 9월 지표가 안 나왔지만 3분기에 경기 회복세는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이다. 올해 2.7%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않다고 본다. 기업 구조조정 등 여러 가지 하방 요인이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교역량도 나아져 수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되면 설비투자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 상·하방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 내년 2.8% 성장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정책 대응 여력은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에 지속하는 가계부채 증가세나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따른 금융안정도 유의해야 한다. 부총리 발언은 주요 선진국이 제로금리인 것에 비해 우리의 금리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아 단순 비교하면 정책 여력이 있다는 원론적인 말씀으로 이해한다.
-- 이번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무엇인가.
▲ 기준금리를 결정하면서 2가지를 고려했다. 하나는 국내 경제가 내수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경제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금융통화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 내년에는 미국이 몇 번이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가.
▲ 미국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에는 한 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2번 올리는 것이 적정하다고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보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2018년까지는 금리 인상 스탠스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도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나 다른 선진국의 미약한 회복세 등 불확실성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미국 경제 회복세가 지속하고 그에 따라 금리정책도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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