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10월 가계대출 감소세 전환…'대출절벽' 오나

입력 2016-10-12 06:07
전체 은행 대출 증가폭도 작년 동기 증가분의 40% 수준



정부가 가계대출에 대해 규제에나선 가운데 이달 들어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10월은 이사철로, 가계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만 은행들이대출관리에 나서 전체 은행 대출도 증가 폭이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5영업일 동안 7천420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동기(1조7천788억원)에 견줘 절반 이하(약 42%)로 줄어든 것이다.



은행별로는 지난달 2천억원가량 늘어났던 국민은행이 이달 들어 잔액이 약 600억원 줄었다. 신한은행도 약 150억원을 줄였다.



국민은행은 올해에만 6조2천억원, 신한은행은 7조원씩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목표치에 근접하거나 일부 초과한 상황이어서 여신을 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024110]은 609억원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특히 기업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일부 은행들이 이처럼 가계여신을 줄인 건 정부가 최근 가계대출에 대해 '관리모드'에 들어간 것에 영향을 받아서다.



6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작년 말 485조6천억원에서 올해 9월 말 521조6천억원으로 36조원 넘게 늘었다. 이미 올해 제1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목표치인 37조원에 근접한 것이다.



특히 여름 비수기에도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자 정부는 8.25 가계대채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 1회 이상 가계부채 특별 태스크포스(TF)회의체를 가동하며 8·25가계부채 대책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도 적극적인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금융회사는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융감독원 특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밝힌 바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여신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거나 건전성 악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부 은행은 여신을 늘렸다.



KEB하나은행은 10월 들어 5영업일 동안 4천억원, 농협은행은 3천억원 정도 늘렸다. 8~9월 두 달간 주택담보대출만 1조원을 줄인 우리은행[000030]도 이달 5영업일동안에는 약 1천억원 늘렸다.



그러나 이들 은행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높이는등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씨티·SC 등 7개 시중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59~2.85% 수준이다. 농협을 제외한 6개 은행의 평균금리가 전월에 견줘 모두 올랐다.



이들 은행뿐 아니라 전체 은행권도 금리가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8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7월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2.70%로, 8개월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원래 10월이면 여신 확장에 박차를 가할 때지만 지금은당국의 규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여신 유치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이사철에 따라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대출은 어쩔 수 없겠지만 지점장이 나서서 대출을 독려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여신을 관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