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진해운 지원 '새 방안' 모색(종합)

입력 2016-09-19 16:47
<<한진 측 설명 추가.>>롱비치터미널 담보 지원은 사실상 무산될 듯



한진해운[117930]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한항공[003490]의 지원 방안이 새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지원 방안을 두고 이사회를 거듭하며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상황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롱비치 터미널을 담보로 선취득해서지원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작아 새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새 방안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물류난 해소를 위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400억원과 대한항공을 통해 6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등 1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의 400억원과 최은영 유수홀딩스[000700]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의100억원 등 전·현직 대주주의 사재 500억원은 한진해운에 지원이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대한항공에서 지원할 예정이던 600억원은 이사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잡으려면 한진해운이 이미 담보 대출을 받은 6개 해외금융기관과 또 다른 대주주인 MSC(보유 지분 46%)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다, 배임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함에 따라, 물류난 해소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는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짐을 싣고 있으나 하역을 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는 한진해운의 관리대상 선박은 34척이다.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항구에 들어갔다가는 배는 물론이고 실려 있는 컨테이너들에 대해서도 압류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배들은 입항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을 관리하는 법원에서는 하역을 마치는 데 필요한 금액이 1천730억원에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하면 2천억∼3천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하역 업체들이 이전에 완료한 하역 작업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까지 함께 요구하며 하역 작업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의 유한책임 원칙을 거스른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채권단에서 하역을 완료할 책임이 한진해운 측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비용이 한진해운과 화주 사이의 계약에서 비롯된 상거래채권이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거듭 나오던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짐을 실었고, 화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짐을 보낸 만큼 양자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보통 운임의 경우는 매출채권 형태로, 하역이 완료된 후에 지불된다"며 "아직 선적한 화물에 대한 운임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항공 운송과 한진해운의 해상 운송에는 화주들이 겹치는 부분도 있으므로, 대한항공에서 책임질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할 수도 없다.



일각에서 나오는 채권단 지원 요구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근거가 없다.



원칙적으로 채권단의 지원은 자율협약·워크아웃·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을 정상화하고 이에 통해 기존 채권 등을 향후 회수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으로, 긴급한 하역비를 지원하는 차원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히려 채권단에서 하역비를 지원하게 되면 일부 채권자에게만 상환이 이뤄지는 셈이라 모든 채권이 동등하게 취급돼야 하는 법정관리 원칙에위배돼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과 화주 양자 사이의 문제인 만큼 화주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갈 여지도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일례로 삼성전자[005930]는 이미 한진해운에 운송비를 모두 냈지만, 추가로 하역업체에 하역비를 지불하고 자사 제품을 반출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컨테이너선 하나에도 무수히 많은 화주의 짐이 실려 있고 화주들의 이해관계도 각자 다르기 때문에 한 곳의 의사만으로 이런 지원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화주들의 입장에서는 향후 손해배상소송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받을 가능성이있기 때문에 선뜻 하역비 지원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하역 주체는 한진이지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합동대책 태스크포스(TF)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