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여전…금융당국 검사 착수

입력 2016-08-04 09:29
신용도 안따지고 20%대 고금리 무차별 적용금감원 OKㆍHK 등 15곳 검사…"금리산정 합리적으로 했는지 볼 것"



저축은행들이 차주의 신용도나상환능력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여전히 무차별적인 고금리로 신용 대출을 하는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저축은행들이 합리적인 신용평가 체계를 만드는 일은 방기한 채손쉬운 '돈놀이'만 하는 것은 아닌지 본격적인 점검에 나섰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의 금리 공시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가장많은 5대 저축은행(SBI, 웰컴, OK, HK, JT친애) 중 HK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1등급인 사람에게도 평균 연 20.32%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줬다.



2, 3등급도 각각 22.84%, 25.10%로 20%가 넘는 고금리로 신용대출이 이뤄졌다.



웰컴 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도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1등급만 연 10%대였고2등급부터는 연 20%를 넘었다.



저축은행 중 신용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도 1~3등급은 평균 10% 중후반의 금리로 대출이 이뤄졌지만, 4등급 이후부터는 평균 대출금리가 연 20%를 넘었다.



OK저축은행은 5등급부터 연 20%가 넘는 고금리가 적용됐지만, 전체 평균 대출금리가 26.27%로 법정 최고금리(27.9%)와 거의 같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관련법 시행세칙을 바꿔 저축은행이 합리적으로 금리체계를 운영하도록 했지만,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고신용등급자에게도 연 20% 내외의고금리 대출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저축은행의 건전한 여신심사를 위해 신용평가 등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호저축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개정 세칙은 저축은행의 여신심사 기준에 차주의 신용평가결과 및 기타 비용 등을 합리적으로 반영한 여신금리 산정체계를 운영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춰 놓고도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지 않은 채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하는 고금리 일변도의 대출행태를 지속해온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실태 파악을 위해 업계 전반을 상대로 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저축은행권의 대출 금리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며 "가계신용대출이 많은 저축은행 위주로 총 15곳을 상대로 검사를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OK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 가계신용대출이 많은 주요 저축은행에 검사 인력을 보내 합리적인 여신심사 체계를 갖췄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금감원은 또 대출모집인이 더 높은 고금리 대출을 유치하려고 무분별하게 대출갈아타기를 유도하는 일이 없는지도 함께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원가 산정과 마진 체계 적용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화가 적절히 반영됐는지 등을 들여다봤다"며 "단순히 금리 수준을 보는게 아니라 운영체계를 제대로 갖췄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0월까지 검사를 마무리 한 뒤 금리 운영체계가 미흡한 저축은행들이운영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