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버틴 공정위, 업체 2~4주 연기 요청은 거부

입력 2016-07-08 15:11
"내용 방대해 시간 걸린다" 주장하다 지금은 "충분히 논의한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사·합병안에 대한 최종심사를 연기해달라는 SK텔레콤[017670]과 CJ헬로비전[037560]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그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각계의 압박에도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무려 7개월을 버텨온 공정위가정작 상대측에는 더는 시간을 줄 수 없다고 거부한 모양새여서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8일 오전 예정되지 않았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제출 기한 요청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전날 공정위가 인수·합병을 불허한 심사보고서에 대한 검토시간이 부족하다며 당초 11일이었던 의견제출 기한을 각각 2주, 4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요청을 받은 지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양 사의 요구를 일축하자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합병안이 지금까지 선례가 없는 합병이라는 이유로 당초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약 7개월의 시간을 조사에 할애했다.



그런데도 양 사에 반박 준비 시간을 고작 일주일 남짓밖에 주지 않는다는 것은다소 가혹하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통상 기업결합 사건의 경우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제출 기간은 7일내외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심사 결과를 통상적인 기업결합 심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는 연간 500여건의 기업결합 심사를 하지만 공정위가 지금까지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라는 초강수 결정을 내린 것은 8번에 불과하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의미다.



공정위는 이미 심사관 측과 양사 간 충분히 논의를 한 만큼 추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전원회의는 첫 번째 공개 심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의견도 있다.



원칙적으로 전원회의는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모든 과정이 공개된다.



회의 과정에서 양 사와 심사관이 공방을 벌이고 상임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심사보고서 의견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결론이 나기도 한다.



전원회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최종결정권을 쥔 9명의 위원과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사실상 첫번째이자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최종 불허 결정이 내려지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전원회의 준비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정위는 정확한 심사를 위해 양 사의 입장을 충분히 들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굳이 전원회의 일정을 서두를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CJ헬로비전은 이날 입장을 내고 "7개월이라는 장기간의 심사 기간에 비교해 1주일이라는 의견서 제출 기간은 지나치게 촉박한 시간"이라며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충실한 소명을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아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며 여전히 공정위가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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