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비축 권고에서 '의무'로…LCR 80%까지 높인다

입력 2016-06-16 09:30
위기시 현금화할 외화자산 쌓아야내년 60%에서 1년에 10%포인트씩 상향…외은지점은 제외



국내 은행들은 권고 형태였던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을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외화 LCR은 뱅크런(은행자금 대량이탈)을 가정한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30일 동안 빠져나갈 외화 대비 즉시 외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고(高)유동성 자산 비율이다.



LCR이 높다는 것은 위기 상황이 벌어져도 바로 현금화할 자산이 많아 은행들이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작년 7월 정부는 외화 LCR을 모니터링 형태로 처음 도입했다.



현재 권고 비율은 50%이다.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들은 권고에 맞춰 LCR을 50% 내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외화 LCR은 바젤Ⅲ를 통해 국제 규격화된 제도이기도 해서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 건전성이 국제 기준에 따라 정비돼 있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LCR 규제 적용 대상은 국내 시중은행에 한정된다.



외화부채가 5억달러(약 5천900억원) 미만으로 작은 은행과 수출입은행, 외국은행의 한국지점은 제외됐다.



시중은행 중에선 전북, 제주, 광주은행만 규제 대상이 아니다.



외국은행 한국지점의 경우 자국 본점과 지점 전체가 LCR 규제를 받는다는 점,본점에 지점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약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규제 대상에서뺐다.



LCR이 규제로 도입되면 시중은행들은 LCR을 내년 60%, 2018년 70%, 2019년 80%까지 높여야 한다.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LCR이 높게 설정되면 자연스레 외화 단기차입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행 초기에는 LCR가 40%로 낮지만 순차적으로 상향되면 달러 유동성 부족에 따른 외환위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기업은행[024110], 농협은행, 수협은행에는 내년 40%, 2018년 60%, 2019년 80%가 적용된다. 매년 20%포인트씩 비율을 높여야 한다.



산업은행의 경우 국내은행의 외화공급 역할을 하고 외환 부문에서 정책금융기능을 한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최종 규제 비율을 60%로 시중은행보다 20%포인트 낮췄다.



은행들은 매 영업일 외화 LCR 비율을 산출하되, 월평균 비율만 규제 수준 이상으로 맞추면 된다.



월말에 일시적으로 고유동성 자산을 매입해 LCR 비율을 높이는 것을 예방하기위한 조치다.



금융위기가 일어나면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일정 기간 LCR 규제를 완화하는규정도 마련했다.



정부는 LCR 규제를 도입하면 대외 충격이 와도 은행들이 거래가 가능한 자산을확보하고 있어 외채차환 위험에 대한 대응 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이 보유한 외화가 3개월 미만 단기대출인 외화 콜론에서 선진국 국채, 우량회사채 등으로 다변화하면 유동성의 질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