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선사 자율협약 신청에 '선박펀드' 재조명

입력 2016-04-26 06:07
정부 지난해 지원방안 발표…"부채비율 400% 달성시 1조4천억 지원"채권단 출자전환 시 조건달성 가능…"자율협약 성공하면 빛 발할 것"



현대상선[011200]에 이어 한진해운[117930]도 조건부 자율협약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작년 말 내놓은 초대형 선박 신조(新造) 지원 프로그램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애초 정부가 지원조건으로 내건 부채비율 400%를 양대 선사가 충족시키지 못할것이란 예상이 나돌았지만, 자율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조건 충족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6일 "선박 신조 프로그램은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해운사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되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자율협약이 잘 진행돼 채권단이 대규모 출자전환을 하게 된다면 부채비율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선박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민관합동으로 12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나용선(裸傭船·BBC) 방식으로 선박 신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금융사가 참여하는 선순위(60%) 투자,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후순위(30%) 투자, 해당 해운사 부담(10%)으로 국적 선사에 1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신조해 공급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선대(船隊) 구조로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글로벌 해운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선복량 과잉으로 세계 해운업계가 '치킨 게임'에 들어간상황에서 일반적인 컨테이너선으로는 물동량 대비 기름을 적게 먹는 초대형 '에코쉽'으로 무장한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 대적할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선사들은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악화로 대형선박 신조 기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상황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1만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도입한 상황이지만 국내에서는 한진해운이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게 전부다.



정부가 펀드 지원방안을 밝혔지만 정작 작년 말 기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각각 816.6%, 1천565%에 달해 자체 노력만으로는 선박펀드 지원을 받기가요원한 상황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갚기에 바빠 하루가 급한 상황인데 중장기적인 선박 지원프로그램을 내놓았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조건을 400%로 정한 것은 그 정도는 돼야 회사가 장기적으로 존속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관계기관 선박금융 전문가들과의 오랜 논의와 고민 끝에 정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양대 선사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구조조정이 잘 진행된다면 지원책이 힘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