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용카드시장 개척하는 신한은행

입력 2016-04-25 12:01
플래티넘 카드 쓰면 한국 비자 취득 시 소득증빙서류 면제신한은행 선전에 국내 다른 카드사들도 진출 모색



지난 2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신한베트남은행 북부지역본부에는 20대로 보이는 신한베트남은행 직원들이 모여 쌓여있는카드 신청서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카드시장에서 외국계 은행 중 1위, 전체 7위를 차지했다. 법인카드 분야에서는 취급액으로 1위를 기록했다.



김재준 신한베트남은행 북부지역 본부장은 신한은행 카드사업이 베트남 카드시장에서 안착한 비결에 대해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베트남에도 최상류층이 있지만 도로가 제대로 없는 베트남에서 초고속 스포츠카를 베트남에서 팔면 잘 팔리겠나? 현지의 전반적인 발전 수준에 맞는 맞춤형상품이 현지화의 기본"라고 말했다.



◇ 현지화에 주력, 한국식 설계사도 도입 신한카드는 2011년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베트남 카드사업에 뛰어들었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은행만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어 신한카드는 신한은행을 통해현지 카드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한국 주재원과 동포를 대상으로 영업에 주력했다. 당시회원 수는 4천500명, 취급액은 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설계사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현지화에 나섰고, 지금은 개인 신용카드 고객 중 90%가 베트남 현지인일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회원 수도 14만명으로 30배 넘게 늘었고, 취급액도 1억2천만 달러로 60배 성장했다.



대표적인 현지화 사업은 한국 비자 발급 시 소득증명 서비스다. 한국대사관과업무 협약을 맺고 신한카드 플래티넘 카드 고객은 한국 비자를 받을 때 재정서류입증을 면제받게 했다. 이 카드는 월 소득이 1천 달러가 넘어야 발급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 시장을 늘린 것도 특징이다. 베트남은 아직 마이너스통장 개념이 없는데,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마이너스 통장처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한림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부장은 "베트남은 은행이라도 신용대출 금리가보통 20%가 넘지만 10%대 후반으로 금리를 책정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식 영업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베트남 카드업계 최초로 한국식 카드설계사를 도입해 카드시장을 넓히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30~50대 여성이 주류인 한국 카드설계사와 달리 20대의 대졸자들이 설계사로 일한다는 점이다. 이 부장은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미지 덕에 우수한 인력이 설계사로 일한 뒤 노하우를 키워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말했다.



한국식 사업을 하면서 실패한 경우도 있다. 한국처럼 대형마트에서 현지 고객을대상으로 모집했지만, 연체율이 예상보다 높아 한국식 영업방식을 접어야 했다. 이때문에 아직은 공무원이나 우량 기업 임직원을 위주로 회원을 늘리고 있다.



◇ 신한카드 선전에 국내 카드사들도 베트남 진출 시도 이렇게 신한카드가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다른 카드사들도 베트남 진출에뛰어들고 있다.



기업은행[024110]은 지난해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베트남 지점 진출 8년 만에 카드사업을 시작했다. 전체 베트남 여신공여액 중 개인 고객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해 개인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앞으로 신용카드 발급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연내 우리은행의 베트남 법인 전환 승인이 완료되면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있어 모바일 지급결제수단을 개발하고 현지인 대상 생활밀착형 모바일카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또 카드론과 중금리 대출, 담보대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신용카드 사업은 아니지만, 롯데그룹의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엘 포인트(L.POINT) 서비스를 지난 3월 시작했다. 현지 롯데시네마와 롯데호텔, 롯데마트에서 엘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베트남 통신회사인 GNC 텔레콤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베트남 시장 환경에 맞는 핀테크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과 삼성화재 현지법인 삼성비나 등 그룹 계열사를 기반으로 베트남 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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