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사장 "한국판 양적완화 필요성 의문"

입력 2016-04-21 16:00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새누리당이 총선공약으로 내놓았던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부정적인견해를 표명했다.



김 사장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판 양적완화공약의 구체성이 결여돼 정확한 답을 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은 수요가 괜찮아 발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채권 발행에 어려움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발행시장에서 채권을 인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장을 거쳐 부총재보까지 지낸 정통 '한은맨' 출신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가계부채 완화와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이 MBS와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인수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를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과거 국채 발행이 지금처럼 선진화되지 않았던 시절 중앙은행이 국채를 인수해 줬으면 하는 희망을 정부가 가진 바 있다"며 "국채 금리를 낮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지만 이는 중앙은행 본연의 업무와 배치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MBS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한국판 양적완화와 같은 채권매입 형태말고도 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현재 MBS가 한은의 환매조건부증권(RP) 대상 증권으로 지정돼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진 적은 없다"며 "MBS를 기반으로 한 RP 거래만 활성화돼도 MBS유통시장 발전에 아주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시중의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공개시장운영)을펼치는데 단기 유동성 조절을 위해서는 주로 국채를 담보로 한 RP 거래를 활용한다.



MBS를 담보자산으로 한 RP 거래가 활성화되면 MBS 유통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는MBS 발행금리 인하효과를 가져와 일반 국민이 이용하는 보금자리론 대출금리 인하로이어질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한은의 RP 대상 증권 지정은 이미 제도화된 사안인 만큼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주택금융공사가 정책 모기지 상품을 더 싸게 많이 공급하는데 도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25일 출시되는 '내집연금 3종세트'와 관련해 "3종 세트 자체만으로 주택연금 가입자가 증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주택연금 관심도가 더 높아지면서기존 상품 가입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민과 금융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지원을 위해 운용하는 특례보증은 자격요건을완화하고 대상을 확대해 취약층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채용 인원은 안심전환대출과 주택연금 업무 확대 등으로 작년 35명에서 올해 80명 수준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