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 가능성 부인…"대출정보 통합인프라 구축 연내 완료"
"우리는 한 번 털리면 큰일이죠. 첫째도 보안,둘째도 보안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5일 출범한 한국신용정보원의 민성기(58) 초대 원장은 개인 신용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용정보의 안전한 관리에 모든 역량과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했다.
그가 취임한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주전산센터다.
정보 보안과 신용정보의 안전한 관리가 생명처럼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던져 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정보 보안'과 '안전 관리'는 그의 입에 늘 붙어 다나는 말이다.
민 원장은 지난 21일 취임 후 연합뉴스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도 보안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는 "(신용정보원이 갖고 있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안망이 한 번 뚫리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보안을 이중삼중으로 강화하고, 직원들의 보안의식을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은행연합회·여신금융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보험개발원 등 여섯 개 기관에 흩어져 보관되던 일반·기술신용정보를통합 관리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이다.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여전·대부업 등 모든 업권의 신용정보가 한곳에모이는 기관이 창립된 건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2014년 1월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의 효율적 관리와 정보보안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설립 논의가 시작됐고,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 근 2년 만에비영리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신용·기술정보를 한 곳에 모은 만큼 전문성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신용정보 관련 일들만 모아놨기 때문에 부대설비나 관리, 홍보 등여러 면에서 전문화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며 "우리는 한 번 털리면 큰일인 만큼보안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신용정보를 독점하기에 이른바 '빅브라더'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의혹에 대해서는 억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빅브라더가 되려면 개인의 예금, 소득, 카드사용 내역 등 금융거래 정보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용정보원은 대출과 체납정보, 보험 계약·지급정보, 기술정보 정도만 모을 뿐이어서 절대로 빅브라더가 될 수 없어요." 빅데이터 구축 작업도 신용정보원이 해야 할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집적한 기술·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기업이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기업들이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용정보원은 이달 중으로 스타트업 및 빅데이터 관련 회사 실무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신용정보원은 또 연말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에 필요한 대출정보통합 인프라 구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DSR는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처음 도입한개념이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 자동차 할부금 등 다른 부채까지포함해 상환부담을 평가하는 지표다.
신용정보원이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실제 대출정보에 기반을 둔 실질 DSR가 산출되기 전까지 시중은행들은 업권별·대출종류별로 추정해 판단한 표준 DSR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민 원장은 "DSR를 산출하려면 대출만기, 원리금분할, 일시상환 등 상환방식과금리수준 정보를 다 모아야 한다"며 "IT 시스템이 발달한 은행권만 모으는 건 쉽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신협, 새마을금고 단위까지 전 금융회사의 정보를 다 취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이와 함께 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최대한 빨리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6개 기관이 모인 만큼 화학적 통합도 중요한 과제라면서 "늦어도 내달까지는 직급별 대표들이 모여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는 소통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