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가계·기업 재무건전성 나빠졌다

입력 2015-12-22 15:20
가계 100만원 벌어 41만원 빚 갚는데 썼다금융시스템 잠재위험도 증가



올 상반기 가계 및 기업 부문의 재무건전성이악화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잠재 위험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기관과 외환부문의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했지만 가계 부채가 큰 폭으로 늘고 기업 매출이 크게감소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FSI.높을수록 불안정)는 지난4월의 3.5에서 10월 현재 5.0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안정보고서는 한국은행이 한은법 제96조 1항에 따라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상황을 평가해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황은 물론 은행 건전성 등 금융부문 이슈들을 선정해 분석하고 전망하는 내용을 담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9월 말 현재 1천166조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10.4% 늘면서 2014년 3분기 이후 증가세가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2분기 중 41.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2.7% 상승했다.



이자·세금 등을 제외하고 쓸 수 있는 소득 100만 원 중 빚을 갚는 데만 41만4천원을 썼다는 뜻이다. 빚 갚는데 쓴 돈이 1년 전보다는 2만7천원 증가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커진데다 사업소득이 줄어든 영향으로분석했다.



전날 통계청과 한은이 공동 내놓은 񟭏 가계금융 복지조사'에서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24.2%로, 금융안정보고서 상의 수치와 다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신용카드 전월 사용액 편입여부 등 산정방식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 등으로 소비지출은 위축됐다.



가계소득 대비 가계지출 비율은 올 2분기 76.8%, 3분기 76.9%로 1년 전보다 각각 1.5%포인트, 0.9%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6월 말 현재 44.0%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월 말 현재 143.0%로 6개월 전인 지난 3월말(138.0%)보다 5.0%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말 현재 이 비율은 16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평균 130.5%보다 33.7%나 높았다.



작년 말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4.9%)도 OECD 평균(36.9%)보다 8.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기업도 성장성이 크게 악화됐고 재무 취약기업이 늘어나는 등 재무건전성이 전적으로 악화됐다.



올 상반기 중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마이너스 7.1%에 그쳤고 부채비율이 200%인기업의 비중이 작년 말 12.3%에서 지난 6월 말엔 12.9%로 상승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만 5.6%로 작년 상반기 4.7%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핵심부채 비율은 작년 말 105.3%로OECD 평균 97.1%보다 높았다.



일본(104.8%)과 비슷하지만 미국(69.2%), 영국(75.0%), 독일(54.5%)에 비해 높다.



외부 차입 의존도를 나타내는 기업의 자금조달 잔액 대비 핵심부채 비율도 우리나라는 작년 말 현재 37.0%로 OECD 평균(34.3%)보다 높았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가계·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급격한 금리상승 등 거시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부실가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의 재무건전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