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경착륙·저성장 진입 가능성 배제 못해"

입력 2015-10-28 12:00
세계 경제를 뒤흔들 주요 리스크 중 하나인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철용 연구위원은 28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금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그동안 중국 정부가잘 다뤄왔던 문제들과는 성격이나 난이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라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앞으로 중국 경제의 진로로 ▲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 경착륙 후 재반등을 거쳐 중고속성장 혹은 중속성장 단계 진입 ▲ 중고속성장 단계로 연착륙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위원은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중국 경제가 따라갈 진로는 이 가운데 두 번째나 세 번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 이유로는 정책의 운신 폭이 크고 그동안 진행한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 정도효과를 내기 시작한 데다 큰 내수시장을 갖췄으며, 정부의 기업 지배력과 사회 통제력이 크고 자본시장 개방 수준이 낮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러나 첫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위원의 예측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구체적으로 기업 연쇄부도와 신용경색 등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중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고, 일본의 경우처럼 경제 주체의 내면에 디플레이션 심리가 고착되거나 일부 남미 국가들처럼 정치사회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정책 혼선·제도실패·대외신인도 저하 등 위기가 만성화되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과 파장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불거진 리스크요인의 성격과 맥락, 중국 정부의 위기 대응 역량 등을 고려했다.



이 위원은 "2013∼2014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와그림자 금융 급증,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 설비 과잉 등이었는데 이후의 정책 대응과 시장여건 변화로 상당히 완화됐다"고 봤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업 부채가 급증하며 부도가 늘고, 시중 부동자금의 규모와활동성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이 우려를 자아낸다"며 "성장률도 정부 목표 구간의 하한선에 접근해 고용 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안정적 성장 유지'와 '구조조정 및 개혁 추진' 간에 정책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걱정거리"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면 금융시장을 필두로 세계 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파급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 위원은 "중국발 수요 감소는 같은 정도의 미국발 수요 감소보다 한국에 5배에 가까운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충격은 사업 유형과 방식에 따라다르게 나타날 것이므로, 그에 대한 대응 역시 사업 유형이나 방식을 고려해 방향을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고 해서 철수를 서두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중국은 경제 내부에 미개발 혹은 저발전 부문이 많아 저성장 속에서도 사업 기회가 꾸준히 생겨날 수 있는 곳이므로, 경착륙을 사업 환경과비즈니스 게임 룰 변화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시장경쟁 구도, 소비자 취향, 규제나제도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피며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극복하고 기존 성장 추세로 회귀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를 따라간다면 구조조정과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므로 더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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