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확대·강화해야"<금융학회>

입력 2015-10-07 14:00
김우찬 고대 교수 "삼성물산 합병으로 기금 8천억원대 손실"남재우 자본硏 연구원 "기금운용본부 공사로 독립시켜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지금보다 확대·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제언이 나왔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추계 정책심포지엄의 주제 발표에서 "국민연금은 아직 주주권 행사의 여러 종류 중가장 수동적인 의결권 행사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 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6월부터 국민연금기금 투자대상기업에 한해 비공식적인주주권 행사(engagement)를 할 길이 열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보면 기금운용본부는 의결권 행사에 대한 결정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요청하지 않고 투자위원회 결의로만 단독 처리하는 돌출행동을 보여 의결권 행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결정으로 두 회사의 주가는 7월 16일부터 8월 24일 기간 각각 36%, 32% 떨어졌고, 국민연금기금이 입은 손실 규모는 8천779억원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이외에도 주주대표소송 참가, 사외이사 및 감사후보 추천, 비공식적인 주주권 행사, 증권 관련 손해배상 소송 등 주주권 행사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발맞춰 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주주권행사위원회로 확대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남용되지않도록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하며, 행사 내역도 투명하게 공시해 외부 감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남재우 연구위원은 이날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 개편'을주제로 한 발표에서 "국민연금기금이 향후 20년간 2천5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인데도 현행 기금운용 지배구조는 자산 규모가 50조원에도 미치지 못한 시절 설계된구조"라며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 채권 위주의 기존 운용방식으로는요구되는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일본 공적 연기금 전문 운용기관(GPIF)도기금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 연구위원은 "민간 전문가 중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무집행조직인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도 기금운용공사로 분리 독립시켜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