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보험업계는 지금> 빅데이터로 저금리 해법 찾는다

입력 2015-09-23 12:01
BNP파리바카디프, 데이터 적용 보험상품 체험 랩



'금융권 격변의 파도를 넘어라.'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악조건 속에 빅데이터라는 새 분야까지 금융사들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저금리는 금융사의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를 촉발했고, 스마트한 서비스로 고객을 끌기 위한 빅데이터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 도래했다.



금융권의 환경 변화는 국내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보험시장이발달한 독일, 프랑스 업계도 재빨리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 '주택 보험에도 빅데이터' 프랑스 BNP파리바카디프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그룹인 BNP파리바카디프는 디지털 기술과 보험상품을 접목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보험에 적용했다.



이탈리아 BNP파리바카디프에서 파는 주택보험인 '해비타트(H@bitat)'도 그 중하나다.



2013년 10월 출시한 이 상품은 화재, 홍수, 정전과 같은 재해를 센서를 통해 감지해 고객 스마트폰과 콜센터에 알람을 통해 알려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오랜 여행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워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프랑스에서는 무료 보험 시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주택, 자동차, 여행 등 다양한 보장에 대한 맞춤형 옵션을 추천하고 개인별 최적화된 보험료를제안해 중복 보험료를 내지 않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영국에서는 운전자의 성향을 분석해 사고 날 가능성이 적은 길로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안전 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에겐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기도하다.



BNP파리바카디프는 보험에 적용한 빅데이터 사례를 직원, 파트너사들이 체험할수 있도록 프랑스 낭테르에 있는 본사에 지난해 6월 '카디프랩(Cardif Lab)'을 열었다.



카디프랩은 BNP파리바카디프가 빅데이터가 적용된 보험 상품이 작동하는 법을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그레고리 디포스 프랑스 BNP파리바카디프 고객경험 및 디지털 부문 최고 책임자는 "사물인터넷은 보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훨씬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투자 포트폴리오 바꿔 저금리 벽 넘는 독일 생명보험업계 독일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를 탈피하기 위해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1.5%인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독일의 기준금리는 1%대이고 유럽중앙은행금리 역시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다.



과거 독일 생명보험사들은 주로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매년 고객들에게 배당했다. 그러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안전자산 수익률이 하락하며 보험사들은 위험은 다소 큰 대신 수익률이 좋은 인프라나 파생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원금을 날릴 우려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토마스 뤼크 독일보험협회 관계자는 "독일의 모든 생명보험상품은 전부 원금을보장하고 확정금리도 제공하는 상품"이라며 "원금 보장 자체는 어렵지 않다"라고 말한다.



상품의 구조도 바꿨다. 예전 상품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매년 배당하는 방식이었지만 새로운 상품은 가입 시기에 따라 배당에 적용되는 금리 수준을 다르게 했다.



가입기간에는 금리 수준을 낮게 유지하고 만기 시에는 그만큼 금리를 높여 되돌려주는 식이다. 보험사로서도 자산을 굴릴 시간이 늘어나 이득이다.



독일 생명보험업계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던 것은 규제 완화도 뒷받침됐다.



이전까지 독일에서는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에게 적립금의 절반을 돌려줘야했다. 그러나 2014년 생명보험 개정법에 따라 그런 의무가 사라지면서 보험사의 부담이 줄었다.



인프라 투자에 대한 규제 수준도 낮추고자 협회 차원에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토마스 메닝 독일보험협회 계리학부장은 "고정적으로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예전보험보다 새 상품은 보험사가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커 수익률이 높다"며 "배당금이 많아 가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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