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에 도움이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경영학과 편주현 교수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원지환 과장은 27일 한은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 게재한 '환율충격이 제조업체 생산성 및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을 통해 이런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편 교수와 원 과장은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토대로 2006∼2012년 실질실효환율 변동에 따른 대구·경북지역 926개 제조업체의 생산성 및 고용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결과 단기적인 실질실효환율 하락(원화 상대가치 하락)은 대구·경북 지역제조업체의 부가가치 및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일수록 생산성 향상에 더 긍정적인효과를 누렸다.
이는 자국 통화가치의 하락이 수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기업에유리하게 작용하다는 통상적인 견해와 일치하는 결과다.
그러나 편 교수 등은 실질실효환율 하락의 효과가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들이 누리던 긍정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편 교수는 "하락 기간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느슨한 경쟁환경에 처한 기업이 구조조정과 효율적인 자원배분 유인이 줄어들면서 핵심 역량 배양 및 기술혁신 노력에소홀하게 된다"며 "그 결과 단기적으로 나타난 긍정적인 생산성 효과가 소멸됐다"고설명했다.
수입 기업은 수출 기업과 정반대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중간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실질실효환율 하락에 따른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불분명했지만, 환율 하락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부가가치 및 생산성 증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편 교수는 이에 대해 "수입기업은 실질실효환율 하락에 따른 불리한 가격조건에도 불구하고 국외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생산성 증가를 통한 기업경쟁력 확보노력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국외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핵심역량 배양과 기술혁신을 이루는 것이 더중요하다"고 제언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