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우대금리 앞세워 은행권 공격적 마케팅
고객들이 쉽게 계좌를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주거래 고객 확보에속도를 내고 있다.
올 10월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는 은행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때 기존 계좌에 등록돼 있던 여러 자동이체 건을 신규 계좌로 자동 연결해준다.
계좌이동제로 쉽게 은행을 옮길 수 있게 됨에 따라 은행들이 수수료 면제, 만기시 자동 재예치, 우대 금리 등을 무기로 주거래 고객 확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19일 예금과 적금 상품의 장점을 결합한 '우리 주거래 예금'을 출시했다. 한 계좌로 예금과 적금 상품을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했고 정기예금에 새로가입할 때마다 통장을 개설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정기예금을 적금처럼 자유롭게 추가 입금할 수 있고 만기에는 자동 재예치돼 최장 10년간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
입금 건별로 별도 만기가 적용돼 일부 자금이 필요할 때 전체 예금을 해지할 필요가 없다.
신한은행도 '신한 주거래 우대 통장·적금 패키지'를 최근 출시했다.
우대 통장은 급여이체, 카드 결제, 공과금 자동이체 고객 등에게 전자금융수수료, 인출·타행이체수수료 우대 혜택을 준다.
우대 적금은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연 1.30%포인트의 추가 이율과 코레일 제휴관광서비스를 제공한다.
3년제 기준으로 최고 연 2.8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주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노하우통장'을 최근 개선했다. 관리비 이체나 신용카드 결제 중 하나만 충족해도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무제한으로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4.3%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시상품 '난 할 수있어 적금 2'도 출시했으며 이체거래에 따른 금리혜택과 포인트를 제공하는 주거래멤버스 적금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통장·카드·적금·대출로 꾸려진 패키지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선보였다.
'KB국민ONE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공과금 이체나 KB카드 결제실적이 1건만 있어도 자동화기기 시간외 출금수수료,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무제한면제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가맹점에서 카드 사용만 해도 사용액의 0.7%가 기본 적립되는 'KB국민ONE카드', 1년 단위로 최장 5년까지 자동 재예치되는 'KB국민ONE적금' 등으로 컬렉션이 구성됐다.
국민은행은 아울러 주거래 고객 우대제도인 'KB스타클럽제도'를 개편했다.
이번 개편은 금융상품이 좋은 은행과 고객우대 서비스가 잘 갖춰진 은행이 주거래 은행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고객자문단 설문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뷰티, 여행, 육아 등 고객이 선호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제휴 업체와혜택을 강화했다.
IBK기업은행은 주거래고객에게 우대 혜택을 강화한 패키지 예금인 'IBK평생한가족통장'을 판매하고 있으며 농협은행도 다음 달 중순 주거래계좌 관련한 통장·적금·여신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우후죽순으로 주거래고객 우대 패키지를 선보이는 이유는 고객들이 계좌이동제로 편리하게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게 됨에 따라 '머니무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5∼59세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계좌이동제와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거래은행을 변경했거나 변경하고싶어했다는 응답자가 51.2%에 달했다.
반면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바로는 지난 5년간 은행의 수신계좌 변화율은 1% 정도에 불과했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계좌 이체의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로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우대금리나 수수료 면제 등 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출혈경쟁은 은행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금전적인 혜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무 완성도를 높이고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는 감성적인 부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