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대외위험, 하반기 최대 복병"…이주열 일문일답

입력 2015-08-13 12:48
국제금융시장 변동성·中 경기 불확실성·신흥국 불안 지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 경제에서 대외 리스크가 최대 복병"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 신흥국의 금융 경기 불안 우려, 중국의경기 불확실성 등 3가지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위안화 절하로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달라질 수도 있는데.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초부터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여러 차례 시사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전제 조건으로 두 가지를 내걸었다. 하나는 노동시장 개선, 두 번째는 중기 인플레이션율 목표치 수렴이다. 노동시장은 상당히 개선된 게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에 관한 확신은 분명치 않은 것 같다.



9월이든 12월이든 두 가지 상황을 모두 생각해서 준비하고 있다.



-- 추가경정예산(추경)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 대로 예상되는데 저성장이 고착화됐다고 보나.



▲ 추경은 앞으로 여러 가지 효과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 줄 것이다. 추경을빼고 성장률을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중장기 관점에서 잠재 성장률을 여전히 3%대로 예상한다. 2%대 저성장이 고착화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2%대 성장률을 피하려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이 중요하다.



-- 하반기 국내 경제 가장 큰 리스크는 .



▲ 대외 리스크가 더 크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유가 하락에 따라 경기 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 경기 불안 우려,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 등 크게 3가지가 우리 경제가 안은 가장 큰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 중국 위안화 절하에 따른 영향은.



▲ 중국의 조치는 인민은행이 밝힌 대로다. 종전에는 기준환율이 시장환율을 유도했다면 새로운 방식에서는 시장 환율이 기준 환율에 영향 주는 방식이다. 경제 영향이 큰 중국이 환율 방식을 바꾸다 보니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통화가치가 큰 폭 조정을 겪었다. 수출 경쟁력, 자금 유출 측면에서 영향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어느 것이 중하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 원화 환율 변화 속도는 적절한가.



▲ 환율은 기초여건을 반영해서 결정된다. 환율 변동폭이라든지, 속도가 과도하다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유의 깊게 보고 있다.



--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한국 경제에 가져올 가장 큰 리스크는 ▲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제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그에 따른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압력이 나타난다고 예상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자금 흐름이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특히 유출 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인상 속도가 상당히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 기초 경기 여건, 외환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 다만 중국 경기 불안까지 겹쳐서 일부 취약 신흥국에서 금융 불안이 현실화되고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에 대한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시나리오별 국내 경제 파급 경로를 분석해 대비책을 세워놓고 점검 중이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가 마지노선인지. 성장률이 여기에 못 미치더라도추가 통화 정책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경제가 7월 전망 경로와 부합하는 흐름을 보고 있다. 2.8% 전망치는 목표치가 아니다. 여기에 맞춰서 금리 정책을 운영할 수 없다.



-- 7월 채권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있었는데 원인은.



▲ 미국 금리 인상 기대에 따라 달러 강세,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자금이 유출된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는 없다.



-- 고용안정을 통화정책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에 거는 기대와 요구가 커진 상황을 반영한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기존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에 고용안정 더하면 목표끼리상충된다. 현재 한은 정책 수단이 제한돼 있어 앞으로 세밀한 검토, 폭넓은 논의가필요하다.



-- 기준금리 인하가 성장률에 크게 도움을 못 주는지.



▲ 작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4차례 걸쳐서 1%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인하의경기 부양 효과는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메르스 사태와 대외적으로 예기치 못한 일이 여러 가지 발생하면서 금리 인하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한 측면이 있다.



--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우리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말이 유효한지.



▲ 인하할 수 있다고 한 게 아니라 곧바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고 했다. 3개월사이 여건이 바뀌었다. 그때 발언과 지금 상황을 연결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금리 추가 인하를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 그렇게 해석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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