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상위 공기업 '실제' 이자비용, 공식비용의 2배"

입력 2015-07-15 09:27
작년 이자로만 6조원 지급…실제 지급액은 11조원 이를 듯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부채 상위 10대 공기업이 재무제표에 써넣은 '공식' 이자비용은 6조원이다.



그러나 속살을 뜯어보면 '실제' 이자비용이 공식 비용의 2배에 가까운 11조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실과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채상위 10대 공기업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5조9천548억원이었다.



이 중 한국전력공사의 이자 지급액이 2조3천516억원으로 가장 많다. 한국철도공사(5천390억원), 한국석유공사(3천947억원), LH(3천592억원)가 뒤를 잇는다.



재무제표상 이자비용은 이렇지만, 감사보고서의 주석까지 살펴보면 실제 지급한이자는 더 많다. 기업들이 이자비용 중 일부를 자산으로 돌리는 '금융비용 자본화'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LH가 건물을 지으려고 빌려오는 자금은 결국 완공될 건물(자산)에 포함되는 만큼 지급한 이자를 비용이 아니라 자산 취득원가로 봐야 한다는 원리다.



금융비용 자본화는 적법한 회계처리로, 공기업뿐 아니라 일반기업도 널리 이용한다. 중장기적으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일종의 회계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비용 자본화 규모를 포함한 부채 상위 10대 공기업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10조8천374억원으로 손익계산서상 이자비용보다 1.8배 많다.



LH 4조1천614억원, 한전 3조1천881억원으로 두 기업만 합쳐도 7조원이 넘는다.



LH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1 이상이다. 영업이익(1조1천억원)으로 이자를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융비용 자본화를 통하지 않으면 이자보상배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안민석 의원은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와 이자비용을 계산하는통계에는 금융비용을 자본화하기 전 수치도 함께 병기해야한다"며 "실제 이자 지출비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융비용 자본화는 국제적으로도 타당한 관행이며, 주석에 자본화 규모가 기재돼 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함께 살펴보면 된다"면서도 "다만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이자비용 내역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