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금융권> ⑦ "해외진출 성패, 현지화가 관건"

입력 2015-07-04 09:10
김동수 우리소다라은행 부행장 "인도네시아에 기회 많다"



"한국 기업 고객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있는 만큼 현지 고객을 상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길러낸 우수한 직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돼야 하고요."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은행 중에서도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꼽히는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김동수 수석부행장은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요소로 "현지화와 철저한 준비"를 꼽았다.



우리은행[000030]이 인도네시아의 30위권 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올해 출범시킨 우리소다라은행은 최근 붐을 이루는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사례 중에서 주목받는 모델이다.



1906년 창립한 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방방곡곡에 111개의 지점을 운영하는,역사와 네트워크를 두루 갖춘 뿌리 깊은 은행이다.



한국 금융업체가 이런 상장사를 인수한 것은 처음이어서 김 부행장의 말대로 "자부심을 느낄만한 일'로 평가되지만 인수 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김 부행장은 "인수 작업에 1∼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4년 반이 걸렸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방문 등으로 외교적인 힘이 더해지면서 지지부진하던 작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부임한 그는 7개월간 등급별 리스크 관리 시험과 금융감독청의 적격성 심사 등 네 차례 테스트에서 매번 2시간 이상의 까다로운 영어 인터뷰를 소화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몸무게가 8㎏이나 줄었다고 한다.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보람도 컸다.



김 부행장은 "지난해 소다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5.4%로, 한국(1.5∼1.8%)의 세 배 이익을 올릴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가능성과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김 부행장은 소매금융에 강점을 지닌 소다라은행과 앞선 기업금융 기법을 갖춘우리은행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이 2천500곳인데, 우리은행이 현재 거래 중인기업은 220곳뿐이다.



1992년 진출한 이래 8개의 지점밖에 내지 못해 지점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 부행장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이 대출이자가 10∼15%인 로컬 은행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는 인도네시아에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 만큼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년 넘게 해외진출 과정을 몸으로 겪은 김 부행장은 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필요한 것으로 "현지화와 철저한 준비"를 꼽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법적으로 인사와 리스크관리 분야에선 외국인이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 금융당국과의 업무협력을 원활히 하려면 우수한 현지 직원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진출하기 전에 미리 현지 환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면서 현지어습득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어를 배워 오지 않으면 기본적인 것을 갖추는 데만 2년 가까이 허비할 수 있어요." 김 부행장은 "많은 한국 금융사가 인도네시아로 오고 있다"며 "경쟁상대가 아니라 힘을 모아 새 시장을 개척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