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정부가 3일 발표한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경기하강을 막기위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대를 나타냈지만 규모 및 사용처에 대해선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11조8천억원의 추경이 경기부양 효과를 낳기에 적당하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충분치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성장률 0.3%포인트 정도 상승 효과 있을 듯" 추경 규모는 경기 재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다고 보인다. 다만 경기회복세를 강화해서 기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다소 부족하다.
세입추경은 경제성장 효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성장률 3% 달성을 위해 세출추경 12조원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현재 경기전망을정부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추경 내용을 보면 메르스·가뭄, 서민생활, 지역활성화 등 사용처가 잘 잡혔다.
특히 연내에 집행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이 잘 됐다.
특히 SOC, 안전시설, 수리시설 등은 바로 자금투입 가능한 측면에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내수가 워낙 안 좋아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에 사회적 고통이 집중되는측면이 있는데, 이런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정부가 밝힌 정도로 올해 0.3%포인트 정도 성장률 상승효과는 있을 것 같다.
통상 저금리 상황에서 추경이 더 효과가 있는데다, 이번 추경안을 보면 대출지원보다 정부가 직접 돈을 쓰는 부분이 중심으로 짜여진 점에서 그렇다.
이번 추경이 워낙 대규모여서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12조는적은 액수가 아니다. 만성적으로 추경을 할 수는 없다.
세입추경이 다시 필요하지 않도록 앞으로는 세입예산을 좀 더 보수적으로 짜야한다.
다만 지금은 금리가 워낙 낮은데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어서 재원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는 시장에서 다 흡수될 전망이다.
안심전환대출로 풀린 주택저당증권(MBS)도 다 흡수됐다. 따라서 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올라서 민간투자를 제약하는 구축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예상된다.
◇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내수중심 경제로 체질 개선하는 데 사용돼야" 추경 규모가 상당히 되는 것 같다. 메르스 사태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로 보인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3%대로 맞추기 위한 편성을 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추경사용처가 단기효과에 집중되기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있다.
추경의 규모와 사용처를 설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지원을 제외한 다른 재정은 장기적인 잠재성장력을 높이는방안에 사용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가 없었더라도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이미 수출 중심의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등 잠재성장률이 2%대로 낮아지는 국면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처방이 계속되면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 반복되고 재정건전성만 악화될 수 있다.
수출 부진 현상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데, 추경도 이 같은 목적의식 아래 사용돼야 한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신속하게 집행해야 효과 높일 수 있다" 가라앉는 경기 상황에 대응하려면 추경 규모가 20조원 정도는 돼야한다고 판단했는데, 실제 결정된 12조는 좀 적은 액수다.
추경 편성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겠지만,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정부의 지출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시장에서도 효과가 나타난다.
추경안의 주요 내용도 아쉬운 편이다. 물론 메르스·가뭄 대응도 중요하지만 추경이 효과를 거두려면 공공인프라를 포함해 일시적으로 크게 지출을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새로운 인프라(SOC) 사업을 펼치라는 얘기가 아니다. 기존에 진행하던사업이나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난 사업을 앞당겨서 신속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경 편성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재정건전성은 지출을 줄여서 달성하는 게 아니다. 지출을 확대하더라도 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추경은 경기가 가라앉는 것을 막는 데서 더 나아가 경기 반등을 꾀해야 하는데반등까지 기대하기에는 규모가 부족하다.
그러나 추경을 결정한 만큼 신속하게 집행을 하는 게 관건이다. 그래야 효과를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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