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첫 금융업 진출…업계 판도 바뀌나

입력 2015-06-10 17:01
금융위원회가 10일 중국 안방(安邦)보험의 동양생명[082640] 인수를 승인하면서 첫 중국계 국내 금융사가 탄생하게됐다.



그간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은 많았지만 중국 자본으로는 처음이다.



옛 동양증권이 중화권 자본인 유안타(元大)증권에 지난해 인수됐지만 대만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 안방보험은 어떤 곳…급성장 후 유럽·미국서 M&A 안방보험은 그간 국내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000030]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동양생명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지난 2월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지분 63%를 1조1천319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했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중국에서도 급성장한 금융사로 꼽힌다.



중국에서 생명·손해보험, 자산관리 등 8개 분야 종합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며자산만 7천억 위안(약 125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 보험업계에서 전체 9위였다.



급성장의 배경을 덩샤오핑(鄧小平) 전 군사위원회 주석의 사위가 경영하고 있는데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안방보험은 공상은행, 초상은행 등 중국 4개 주요 국유은행지분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안방보험이 국내 진출 후 전략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런 관측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안방보험의 팽창 전략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최근 포르투갈 3위 은행인 노부방쿠 인수 경쟁에서 인수 후보로 선정됐다. 또 독일 뮌헨의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Hypo-Real-Estate)와 10억유로(약1조2천500억원) 상당의 부동산부문 지분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인 내용도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천만달러(2조1천6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 지난2월 네덜란드 보험사인 비밧(VIVAT)을 각각 사들였다.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도 이들의 자본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 베일에 가린 안방보험의 전략…업계 "기대 반, 두려움 반" 이 때문에 업계에선 안방보험의 국내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국계 회사로서는 처음인데다 안방보험의 적극적인 행보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보험업계에 들어와 있는 미국, 유럽계 회사와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안방보험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동양생명은 이사회를 거쳐 임시주주총회 날짜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아직 안방보험 쪽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 게 없어 아직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다"며 "한국 생명보험시장이 정체된 만큼 활력을 불어넣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며 "중국 거대 자본이 들어와서 투자가 이뤄지면 국내 경제, 금융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중국 자본이 이익만 챙기고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 쪽에 중국 자본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 예측할 수 없다"며 "우리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지, 어떤 스타일로 영업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중국자본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생보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본력이 있는 기업이므로 지점망 설치, 고객 유치 이벤트, FC(설계사) 스카우트 전쟁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시장 지배력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안방보험이 FC쪽을 얼마나 개발하느냐, FC 전략을 어떻게 펴느냐에 따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점쳤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외국계가 많이 들어와 있고 해서 당장 별다른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보기엔 약하다는 측면에서 국내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생보업계에서 자산기준 7~8위인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천496억원에 영업이익 1천206억원, 순이익 1천644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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