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약화에 수요 위축 '악순환'…생산성 증가율도 하락"
한국 경제의 향후 5년간 잠재성장률이 2%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11년 이후 평균 성장률이 3.0%에 그친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 위험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19일 '우리나라 장기침체 리스크 커지고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 중반, 2020년대에는 1%대 중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그간 둔화를 거듭해 최근 3%대 중반까지 낮아졌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잠재성장률이란 적정 인플레이션 아래에서 한 국가가 가용 자원을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보고서는 유엔 국민계정 통계를 이용해 1970년 이후 211개국의 사례를 살펴본결과 126개 국가가 장기침체를 경험했다며 그리스·이탈리아 등 남유럽과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일본과 독일·네덜란드 등 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 경제의 최근 흐름은 장기침체를 겪은 국가들과 유사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세계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산업 및 경쟁구조도 우리에게 불리하게작용하고 있다"며 "수출의 성장 견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수요위축의 악순환 등위기 후 증후군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교역액 증가율이 최근 3년간 평균 1.2%로 떨어지면서 선진국의 소비 비중이 줄었고, 한국 경제의 호황을 이끈 전기전자·자동차 등 내구재의 세계교역 비중도 최근 3년간 약 2∼3%포인트 낮아졌다.
동시에 국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이 2010년 이후 급격히 떨어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15년간 소비성향이 계속 낮아지며침체에 빠진 일본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근 국내경제의 성장세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을 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으로,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자본투입이 둔화하는 가운데 노동투입이 늘어 성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지속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고용률의 완만한 상승을 가정하더라도 한국 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는 2015∼2019년 0%포인트로 둔화되고, 2020∼2030년 중에는 -0.5%포인트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추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 중반으로 위축되고, 2020년대에는 1%대 중반으로 낮아진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응할 정책 방향으로 이근태 위원은 "과거 침체를 겪었던 국가의 경험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며 "경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노동시장과 공공부문 구조개혁에 더 적극 나서고, 재정확대·부동산 부양 등을 통해 성장세를 되찾으려는포퓰리즘을 경계하면서 재정과 연금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내수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