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기준금리 동결…추가 인하 전망 엇갈려

입력 2015-04-09 10:05
'경기회복 흐름 긍정적 신호' 영향 동결카드 선택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동결한 것은 지난달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앞으로 경제지표의 추이를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75%로 내렸다.



최근 경기지표를 보면 완만하게나마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 연이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 추가 금리 인하가 기대됐던 호주가 지난 7일 금리 동결결정을 내린 것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앞으로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시장은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지만 한은은 경제지표 흐름을 지켜보며 행보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 미약한 회복세…주요국도 연이어 금리 동결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였다.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시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준금리가 연달아 인하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이뤄진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 112명 가운데 96.4%(108명)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06%포인트 오른 연 1.727%를 나타냈다.



지난 한 달간 발표된 '경제성적표'도 미약하지만 회복 기미를 보여줘 동결 쪽에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31일 나온 2월 광공업생산 지표는 전월의 3.8% 감소에서 2.6% 증가로 한달 만에 전환해 시장의 예측을 웃돌았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해 경기가 미약하게나마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8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들이 반등하면서 경기회복 흐름이 재개되고 있다"고 말해 경기 흐름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금융완화 정책을 펴온 해외 주요국도 쉬어가는 모습이다.



인도는 1월과 3월 두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했지만 이번 달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 2.25%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던 호주도 이번 달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일본은행도 8일 추가 완화책 발표 없이 기존의 완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으로서는 글로벌 통화 완화정책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덜게 된 셈이다.



이미 Ƈ%대 초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부담이다.



가계부채는 올 들어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부담감을 높였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11조6천억원 증가해 역대 1분기 증가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가 인하 전망 엇갈려…"회복 추진력 더 필요" vs "인하 효과 불확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시장에서는 저물가 지속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2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에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채권 금리에 반영돼 있다.



국고채 3년물은 8일 현재 연 1.727%로 기준금리에 못 미쳤다. 기준금리가 1.50%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해 형성된 수준인 셈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적인 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2분기가 1분기보다는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통화당국이 '주마가편'식으로 경기개선에 추진력을 더하기 위해 5월께 추가 인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에 최근 경제지표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가단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소비나 투자심리를 자극해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 금리 인하가 도움이 되는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비록 약하지만 지금의 회복세가 견지된다면 추가 인하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인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통화당국은 이전의 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걸림돌이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안심전환대출 등 정부의 가계부채 개선책과 방향이 달라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 상황에 달려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단 현 금리 수준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월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제가 애초 전망한 경로를 상당폭 밑돌 수 있어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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