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민자 활성화 방안…10조 효과 기대

입력 2015-04-08 13:00
새 사업 방식 도입·투자대상 확대·규제완화·세제지원재정·통화·민자 등 3대 분야 '트리플 성장 엔진' 확보"과도한 민간수익 제한 필요…공공성 유지 장치 있어야"



정부가 8일 내놓은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방안은 민간 자본으로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초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이를 '한국판 뉴딜'로 비유했다.



미국의 뉴딜(New Deal) 정책이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을활용했다면 한국판 뉴딜은 민간의 투자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 시중 풍부한 자금 활용…민간투자 활성화 세계적 추세 민간투자사업 활성화의 핵심은 풍부한 민간자본의 활용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재정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에 민간의 여유 자금은 풍부하다. 지난 1월 말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800조7천26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자금을 사내유보금이나 해외투자 대신 국내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다른 나라도 민간자금을 경기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까지 전체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79%를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의 민간투자 규모와 신규 사업 수는 2007년 이후 줄어들고 있다.



적자보전 때문에 문제가 됐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폐지로 민자사업의 위험성확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민자 대상 제한 등이 원인이다.



◇ 민자 유인하고 대상 시설도 확대 정부는 위험을 줄여주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해 민간투자를 유인하고 대상시설도 확대해 주기로 했다.



새로 도입되는 위험분담형(BTO-rs: Build·Transfer·Operate-risk sharing)과손익공유형(BTO-a: Build·Transfer·Operate-adjusted)은 종전의 수익형 민자사업(BTO)보다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민간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중위험·중수익을 선호하는 금융권 투자 형태와 비슷하다.



정부는 새 방식이 도입되면 재정여력이 없어 착수하지 못한 상수관망 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나 서울 경전철 사업 등도 민자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져 재정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투자 대상 시설도 늘어난다.



민자 우선 검토 제도를 도입해 그동안 재정으로 추진해온 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민자 적격성이 있으면 민자사업으로 돌리기로 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문화시설, 국방·군사시설로 제한된 민간투자 대상도교도소, 세무서 등 공공청사로 넓히기로 했다.



◇ 법인·부가세 특례, 부대사업 활성화 등 지원 확대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제약 요인 완화와 지원 확대도 이뤄진다.



민자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범위에서 제외해대기업의 민자사업 참여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그동안 민자 SPC는 동일인 등이 회사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소유하게 되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로 편입돼 대기업 건설사들이 민자사업의 지분을 늘리는 것을 꺼렸다. 계열사로 편입되면 채무보증 등 여러 규제를 받게 된다.



각종 지원은 늘어난다.



고속도로 쇼핑몰, 업무·숙박시설, 주차장 등 부대사업에 대해 별도의 수익률을설정해 기업들의 참여를 유인하고 국가사업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의 민간투자 사업에도 토지선보상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민자 SPC에 대한 세제 특례도 검토된다.



한시적이고 공익 성격이 있는 민자 SPC에 일반 기업과 비슷한 세제를 적용하는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 밖에 신속추진절차를 도입해 민자사업 소요 기간을 현재보다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까지 단축하고 민자사업과 관련한 분쟁도 신속하게 해결하기로 했다.



◇ 경기 활성화 도움…정부·민간 '윈-윈' 기대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으로 우리 경제는 확장적 재정 정책, 경기 친화적 통화정책(기준금리 인하 등) 및 민간투자 활성화라는 '트리플 성장 엔진'을 갖추게 된다.



정부는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1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용한 신규 사업 예상 규모가 7조원 이상이고 진행 중인 사업의 절차 단축으로 2017년까지 1조3천억원의 조기 집행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재정사업을 민자로 전환하면 연간 1조8천억원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민간도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어 정부와 민간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자본 유치는 세계적 추세이고한국도 재정 여력에 한계가 있어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민간의 수익을 제한해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는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대해 개별 사업 모델을 잘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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