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공직자윤리법 피하려는 낙하산에 금융권 '시끌' (종합)

입력 2015-03-04 21:04
<<이날 저녁 사원총회에서 이종규 씨가 새 상무로 의결됨에 따라 이 사실을 추가하고 익명을 실명으로 바꿨음.>>금융결제원·거래소 등 노조 반발…결제원 상무 소문대로 한은 출신 선임



개정 공직자 윤리법의 오는 3월말 시행을 앞두고 강화되는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규정을 피하려는 낙하산 인사로 금융권에서 다시 잡음이 일고 있다.



금융노조 금융결제원 지부 간부들은 4일 낮 한국은행 본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오는 7월까지가 임기인 한은 출신의 경영관리(기획·인사) 담당 유병갑 상무가 중도 사퇴하고, 또다른 한은 간부 출신인 이종규씨가 후임으로 올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유 상무는 애초 작년 7월이 임기 만료였으나 1년간 임기가 연장(중임)돼 근무해왔다.



금융결제원 지부의 정윤성 노조 위원장은 "개정 법률이 오는 3월말 시행되면 이씨가 금융결제원의 새 임원으로 오기 어렵게 되는 데 따라 유 상무가 중도 사퇴하는걸로 안다"며 "문제는 한은이 자체 인사 수요를 위해 다른 조직의 안정성을 흔들면서 임원을 중간에 바꾸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결제원 임원은 원장의 제청을 거쳐 한은과 시중은행 등 11개 사원의 총회의결로 선임되며 총회 의장은 한은 총재가 맡고 있다.



실제 이날 서면으로 진행된 사원총회에서는 소문대로 이종규 전 한은 경제연구원 부원장(국장급)이 오는 10일부로 금융결제원의 신임 상무로 선임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제원 경영진이 내부 일정 등 필요에 따라 이 전 부원장에게 임원을 제의해, 이 전 부원장이 정년을 앞두고 미리 퇴임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도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노조 위원장은 한은의 설명을 믿지 않을뿐더러 "당분간 한은 앞에서1인 시위나 집회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결제원을 이끄는 김종화 원장도 한은 출신이다.



앞서 지난달 한국거래소 노조는 금융위원회 출신 낙하산 인사 선임 등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당시 천막농성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에서 "금융위원회가 공직자 윤리법 시행 전에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대형 낙하산 투하를 준비하고 있다"고주장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에서도 "금융위에서 낙하산인사를 보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끝까지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