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건물 투자요건 폭넓게 인정…문제는 없나>(종합)

입력 2015-02-16 15:04
<<제목 변경하고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시행규칙이 시행되기까지 남은 과정 추가해서 종합.>>



기획재정부가 16일 세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업무용 건물과 부속토지의 투자 요건을 폭넓게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매입한 서울 강남의 한국전력[015760] 부지도 업무용 토지로 인정받아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투자 활성화를 위해 특정 기업의 편의를 지나치게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무용 건물이면서 90% 이상을 자가사용시 투자 인정'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년 세법 시행규칙 개정'은 지난해 개정한 세법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세법과 시행령에서 위임한 사항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세법 시행규칙은 모두 18개인데,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법인세법 시행규칙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사들인 서울 강남의 한국전력 부지에 얼마만큼의 세금을 매길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세금폭탄'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록 기재부 조세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업무용 건물이면서 90% 이상을 (임대가 아닌) 자가 사용시 투자로 인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대차[005380]의 판매·전시·컨벤션 시설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하지만, 업무용으로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짓겠다고 밝힌 115층짜리 본사사옥과 62층의 전시ㆍ컨벤션동(호텔 포함) 중 각 계열사들이 입주하기로 한 본사사옥은 대부분 업무용 토지로 인정받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호텔과 아트홀 등은 '비업무용'으로 분류해 세제 혜택을 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신사옥에서 이들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기재부는 이날 시행규칙 개정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상 업무용 건물 및 부속토지의 범위를 규정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소득의 일정액 가운데 투자나 임금증가, 배당에 사용하지 않는 금액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다.



건물 일부 임대시 자가사용 비율만큼 투자로 인정하되, 90% 이상 자가사용시 모두 투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부속토지는 업무용 건물 바닥면적의 3배 이내여야 하는데, 부속토지가 투자로인정되려면 기업이 토지 취득 후 해당 사업연도 말까지 착공하거나 제출된 투자계획서 등에 따라 다음 사업연도 말까지 착공할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



현대차가 오는 9월 매입이 완료되는 한전 부지를 2017년 1월께까지 착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기재부는 상장법인이 기재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이내에 팔 경우 자사주 취득금액을 배당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허권에 대한 비용처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했다.



기재부는 이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하고 부처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 6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위한 맞춤 조치" vs "기업소득 환류세제 목적에 부합" 기재부는 이날 브리핑을 하면서 현대차그룹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개별 기업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부지를 업무용 부동산으로 인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현대차를 위한 맞춤형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지나 건물 매입 또는 임대는 국민계정상 투자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에 세제혜택을 주더라도 한국 GDP상투자는 1원도 증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특정 기업의 편의를 지나치게 봐준 것으로, 법의 실효성 제고에 굉장히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국가 경제 전체를 봐야 되는 정책당국이 이런 결정을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 매입 자금 가운데 약 8조원 정도를 투자로 인정받게 돼최대 8천억원 정도의 세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호텔과 아트홀 등이 현재로서는 투자로 인정받지 못함에따라 올해 내야 할 인수대금 9조4천950억원 가운데 90%인 7조∼8조원 정도가 투자로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최대 7천억∼8천억원 정도의 기업환류세제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현대차나 기아차[000270], 모비스가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비업무용으로 분류된 사업들을 직접 영위할 경우에는 투자로 인정받는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결과적으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만든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차 개별 사안을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기업소득 환류세를만든 핵심 이유가 기업의 투자 등을 촉진하려는 것인 만큼 결과적으로 세금을 만든취지에 맞게 법령의 세부 내용을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부동산 값 인상을 노리고 부지를매입한 것이 아니지 않냐"며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바람직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