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조직 이끌게 된 김병호 신임 하나은행장(종합2보)

입력 2015-02-09 19:11
<<▲김병호 행장 인터뷰 내용과 경력 추가.>>"조직 추스르고 하나·외환銀 합병에 힘 보탤 것"올 상반기 줄줄이 금융권 CEO급 인사 예정



김병호(54) 하나은행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약 4개월 만에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게 됐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장가운데 가장 젊은 행장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9일 김 부행장을 신임 하나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하면서 김 행장은 오는 10일부터 2년 임기의 행장직을 수행한다.



김 행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나은행의 조직을 잘 추슬러 영업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을 토대로하나·외환은행의 원활한 합병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10년 안에 해외 수익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하나금융 비전을 달성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그간 하나은행이 곧 외환은행과 합병될 것으로 보고 하나은행장 단독 선임을 미뤄왔다.



이에 따라 김 신임 행장은 김종준 전 행장이 임기 도중에 물러난 직후인 작년 11월 4일부터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그러나 최근에 법원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제기한 합병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합병 예정기일이 또다시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예정 합병기일은 애초 2월 1일에서 3월 1일로, 또 4월 1일로 이미 두 차례 미뤄진 데 이어 이번 법원의 결정에 따라 아무리 빨라도 내년 하반기로 또 늦춰진 상태다.



하나금융 측은 더는 은행장을 공석으로 놔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은 향후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고려해 임직원 인사와 승진을 최소화하는 등 조직은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조직 쇄신과 하나·외환은행의 합병 새판짜기에 돌입하면서 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은 지난 6일에 하나·외환은행의 합병을 주도한 핵심 임원 3명을경질했다. 전략담당(CSO) 임원과 준법감시인에 각각 박성호 전무와 권길주 전무를선임하고, 곽철승 상무를 재무담당(CFO) 임원으로 앉혔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과도기인 하나은행의 조직을 통솔하는데 김 행장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 행장은 명지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거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Berkeley) 경영학석사(MBA)를 나온 뒤 1987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1991년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뒤로는 뉴욕지점장, 하나금융지주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CFO)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정태 당시 하나은행장 시절에는 하나은행 경영관리, 기업영업, 마케팅·글로벌사업 총괄 부행장을 역임하면서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임기 도중에 물러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을 대신해 하나은행장직무대행을 맡았다.



하나금융은 김 행장의 이런 경력이 안정적인 그룹의 지배구조체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행장은 은행과 지주에서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친 '전략·재무통'으로 통한다.



직무대행 기간에도 온화한 성품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관행적인 회의와 보고체계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고, 행원들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조직안정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하나·외환은행이 합병되면 통합 은행장을 다시 선출할 수밖에 없다는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김 신임 행장의 역할과 비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행장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행장직이 통합 은행장직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차기 하나·외환 통합 은행장으로 확실시됐던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이번 합병 지연 사태와 작년 실적 악화로 차기 통합 행장에서 멀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 지연의 발단이 된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설득할 최종 책임자는 김한조 행장인데다 지난해 국내 은행 가운데 외환은행만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김한조 행장이 차기 통합은행장이 될 확률이95% 이상이었다면 현재는 차기 통합은행장 구도가 안갯속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장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급의 임기가연이어 끝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내달,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는 오는 5월,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오는 6월에 각각 끝난다.



이 밖에도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하만덕·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 조재홍 KDB생명 사장,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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