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류가 강화된가운데 원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40분 현재 달러당 1,092.6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4.8원 내렸다.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낮췄지만 3일 원·달러 환율이 예상과 달리 5.9원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역외 거래를 반영해 4.4원 하락세로출발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발표 이후 확장적 통화정책에동참하는 국가가 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지만 환율은 이에 상반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우선 미국 생산·소비·물가 지표의 부진 소식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2월 공장주문은 전달 대비 3.4% 줄어 5개월 연속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시장 예측을 넘어서는 감소 폭이다.
그 전날 발표된 미국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도 53.5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리스는 채권 스와프를 위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독일 재무장관과 회담을추진해 시장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완화됐다.
이런 요인들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반면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시장에 이미 반영된 상태여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태지못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분석이 늘었지만현 분위기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다는 시각도 여전히 우세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싱가포르가 깜짝 통화완하를 발표한 이후 한국도 이에 편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그렉시트 우려까지 겹쳐 역외 매수세에 원·달러환율이 급등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외부 시각과는 달리 정부와 한은 모두 금리 인하에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이 하락세를 멈춘 것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결국 미국 지표 회복 등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환율이 달러당 1,100원 위로 올라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선물 이대호 연구원은 "금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낸다면 달러당 1,100원대 재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각 원·달러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종가보다 6.40원 내린 100엔당927.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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