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1%대 금리 주택담보대출 실효성 의문"

입력 2015-02-03 06:08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익 공유형 은행 모기지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집값이 오르면 은행과 수익을 나눠 가지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이를 개인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집값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는 시장이 이를 쉽게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출이 늘어나게 된다면 가계부채가 증가해 잠재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이는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수익 공유형 은행 모기지는 정부가 파격적으로 내놓은 대책이지만, 장기적으로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우선 3천 가구에 한정해 시행하는 제도로, 크게 확대해 적용할 수 있을 만한 정책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고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집값에서 손실이났을 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세입자들에게 월세 부담이 점차 커지는 방향으로 시장이 바뀌어가고 있기때문에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좋은 조건의 상품인 것은 맞다.



더 이상 월세를 쏟아붓지 않고 집값으로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은 아니기 때문에 손실 위험보다는 사람들이 주택 구매로 돌아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이 더 크다.



정부가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므로 집을 사라고 권할 수는 없다. 결국 개인 선택의 문제다.



◇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 수익공유형 은행 모기지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으므로 정부가 여러 수단을동원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한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이자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대출 확대에 나서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사실상 큰 리스크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실효성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상품이 있었던 것같은데, 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을 산 사람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르면 수익을 나눠야 하고, 떨어지면하락분을 모두 떠안아야 하므롤 집값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판단할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는 적다고 할 수있지만,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잠재적인 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



◇ 박연우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수익공유형 모기지 대출상품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과 대한주택보증, 은행이 함께 위험을 분산하면서 대한주택보증에서도 적절한 보증 수익을 올리고, 대출기관에서도 향후 수익이 나면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는부분이 있다.



주택시장은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한 반면, 가계부채는 안정화해야 하는 지금 상황을 기존의 상품만으로 쉽게 해결할 수는 없다.



주택가격 상승의 메리트가 어느 정도 하향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공유형모기지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상품이다. 가계부채 증폭을 어느 정도 완화하면서 주택보유를 독려할 수 있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다.



다만, 이와 비슷한 상품이 다른 여러나라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시장에서 별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가계가 상품의 가운데에 서는 특징 때문에 쉽게 대중화되지 못하는 구조다.



위험 분산이 통상적인 방식보다 복잡하게 짜여지기 때문에 시장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한국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이 상품이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의문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금융기관이 신용평가를 통해 투자하고 손실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신용평가 능력을 키우는 것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데, 구체적인 설계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은행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메커니즘과도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으로서는 손실을 보지 않는 만큼 신용평가를 할 필요가 없이 '땅짚고 헤엄치기'식이 될 수 있다. 금융기관이 아무런 손실 부담을 지지 않는다면 대출을 늘릴수 있는 요인이 생기기 때문에 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집값이 2005~2006년 정도만큼 올라갈 상황이 아니지만, 금융기관이 대출을 늘림으로써 가계부채는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은행들의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집값하락이 공공부문으로 부실이 전이되는 제도라고 한다면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부정적인 요소도 줄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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