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 채권단, 대한전선 경영정상화 방안 가결
국내 2위의 전선업체이자 전기산업계 최대 매물인 대한전선이 채권단으로부터 1천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으면서 상장폐지를 면하게 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채권단인 10개 은행은 최근 대한전선[001440]이 추가 자금으로 지원을 요구한 1천300억원과 영업을 위한 외화지급보증 2천만달러(약 220억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한전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전날 가결했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30일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채권단이 요구한 대로 주식 5주를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80% 비율의 감자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증권거래소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있는 대한전선은 상장폐지를 면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한전선의 대표이사를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해임권고하고,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던바 있다.
이로 말미암아 대한전선은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매매거래정지 직전 대한전선의 주가는 1천200원으로, 채권은행들이 사들인 주당가격(2천100원∼2천500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이 회사가 상장 폐지되면 경영권 매각과 정상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추가 자금 지원을 추진했다.
애초 거래소는 지난달 23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대한전선의 상장폐지에 대한심의를 진행했으나, 채권단의 자금지원 여부가 결정 나지 않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만큼 채권단의 자금지원 여부가 대한전선 상장유지 심사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거래소는 조만간 기업심사위원회를 속개해 대한전선의 상장유지 여부를 결정할예정이다.
대한전선의 채권단(채권비율)은 산업은행(16.6%), 우리은행[000030](14.7%), 하나은행(14.0%), 외환은행(12.8%), 국민은행(11.0%), 농협은행(10.6%), 신한[005450]은행(9.1%), 수출입은행(7.0%),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2%), 광주은행(2%) 등이다.
대한전선은 2009년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3조원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잔여 부채와 금융 비용 등으로 재무구조가 계속 나빠지면서 2013년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이자 창업주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채권단은 7천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매각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말 본입찰이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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