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체능인 납세과정 불투명…"탈세 가능성 항상 있다">

입력 2015-01-14 11:41
배우 장근석(28)씨와 관련 연예기획사가 탈세로수십억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14일 알려지면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세금납부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월급쟁이는 세금이 원천징수되는 '유리지갑'인데 비해 예체능인에 대한 과세는본인 신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항상 탈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종 광고 촬영과 행사 출연으로 수억∼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 연예인들은 소득을 어떻게 신고하냐에 따라 세금 액수가 들쭉날쭉할 수 있다.



◇연예인·운동선수 세금은 '신고하기 나름'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세금 납부는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소득자와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친다.



소득을 사후에 어떻게 신고하느냐에 따라 과세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소득이크게 신고되면 그만큼 세금을 많이 매기고, 소득이 적다고 하면 세금도 줄어든다.



이들과 근로자의 또다른 차이는 업무와 관련된 경비를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한 연예인이 1년간 벌어들인 수입이 총 10억원이고, 사용 경비가 6억원이면 4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업무와 관련된' 비용은 연예인의 경우 의상비, 코디, 운전기사 등 연예 활동과관련된 것들이 포함된다. 운동선수는 야구배트 등 각종 장비나 체력단련비, 코치비등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13년 기준 연수입이 7천500만원 이하로 장부를 기재할 여력이 되지 않는 개인사업자는 과세당국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경비를 인정받고 세금을 낸다.



◇비용은 '뻥튀기'…소득 자체가 누락되기도 중국 역외탈세 사실이 드러난 장근석의 경우는 소득 금액 자체를 줄여 신고한사례로 분류할 수 있다.



중국에서 콘서트, 광고출연 및 각종 행사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을 국세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부당한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왔다는 것이다.



특히 가수들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공연이나 각종 행사에서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채 출연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탈세가능성이 항상 있다.



비슷한 사례로 2011년에 가수 인순이와 배우 김아중이 각각 소득액을 줄여 신고한 것이 국세청에 적발돼 수억원씩을 추징당한 바 있다.



경비를 '뻥튀기' 처리하는 수법도 자주 동원된다.



올해 8월 논란이 된 배우 송혜교의 종합소득세 신고 누락 사례가 대표적이다.



송씨는 2012년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총 54억9천600만원을 아무런 지출 증명서류 없이 필요경비에 포함시켜 신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를 통해 송씨가 과소신고한 세금액은 3년간 총 25억5천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인 강호동도 2011년 세금 과소납부에 대해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필요경비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인정받지 못해 가산세 등을 포함 7억원 가량의 추징세를 내야 했다.



이처럼 연예인의 소득신고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면 '경비 부풀리기'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상당수 발견된다는 것이 세무사 등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절세' 방법으로 가공경비 꾸며…"과세체계 애매" 하소연도 연예인들이 자주 탈세 논란에 휘말리는 이유는 자체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일반 개인사업자들처럼 고정 비용이 크지 않은 반면, 활동과 관련해 발생하는 비용은 소속 기획사에서 경비로 처리해버린다.



이때문에 개인 소득세를 신고할 때에는 나름 세금을 아껴보겠다고 가공경비를만들어 내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세무대리인들에게 무작정 비용 처리를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연예인 입장에서는 과세 체계가 애매하다는 하소연을 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예전에는 별 탈 없이 접수됐던 소득신고 내용이 나중에 문제가 되면서 연예인 입장에서는 이미지 실추에 더해 거액의 가산세까지 내야하는 등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연예인이 후배와 식사를 하고 낸 돈이 개인적인 비용인지, 사업상필요에 따른 것으로 업무비용 처리를 할 수 있는지가 애매한데, 이를 비용으로 신고했다가 탈세로 결론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연예인들의 신용카드 등 사용내역까지 수년치를 파악해 기존에 신고된소득액보다 더 큰돈을 쓸 경우, 이 자금원을 역추적하는 등 탈세 사실을 밝히기 위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에 탈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고, 탈세 사실은 한참 뒤에야 드러나는게 대부분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한기 국장은 "고액의 소득을 올리는 연예인의경우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고 영향력도 크다"며 "보다 꼼꼼히 소득을 신고하고 납세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