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시대…해외투자 확대해 원화 고평가 막아야"(종합)

입력 2015-01-13 17:28
<<토론자로 참석한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의 발언 내용 추가.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에역량 집중하고, 선물환 포지션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 운용을 검토하겠다는 내용.>>금융硏·국제금융학회 세미나서 주장기재부 "외화 유동성 규제 강화하는 방향…리스크 점검에 역량 집중"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로 유입된 외화자금을 해외투자 등으로 내보내 원화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금융연구원·한국국제금융학회 주최로열린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대부분통화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국면에서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환율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부채가 늘고 자본유출가능성도 있어 금융안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로 국내에 들어온 외화를 외국에 다시 내보내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부펀드 활용하거나 연기금·민간의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등 외화자금을 밖으로 내보내는 수단이 다양하다고 봤다.



그는 "지금은 인구구조상 공적 연기금과 민간의 노후대비 저축이 확대되는 시점"이라며 "꼭 환율 안정을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이 해외에 투자되지 않으면 국내 자산가격에 거품이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올해 말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13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5엔까지 상승,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내외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장기 평균에 가까운 수준이지만,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1994년 이후 장기평균과 비교해 38.2%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원화가 엔화뿐 아니라 유로화 등 다른 나라통화보다 고평가되면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자본유출 충격이 다른 신흥국보다는 작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금리 인상이 시장 기대보다 급격히 이뤄지거나 취약 신흥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대폭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과장은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완화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있지만, 올해는 외화 유동성 관련 규제를 효율화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려 한다"며 "외채 구조를 장기화하기 위한 기존의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외국인 자금의 과도한 유입을 막기 위한 '거시건전성 3종세트' 완화를 당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김 과장은 이어 "선물환포지션 한도 완화 등 자본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는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