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설' 속 차기 우리은행장 5일 결정…3인 후보는>

입력 2014-12-04 16:19
우리은행[000030] 차기 행장 최종후보가 5일 결정된다.



은행 안팎에서는 '서금회'(서강금융인회) 멤버인 이광구 부행장의 내정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끝까지 가봐야 알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5일 3차 회의를 열고3명의 후보자를 상대로 심층면접을 할 예정이다.



행추위는 2일 회의를 열고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이광구 부행장 등 3명을 면접 대상 후보로 선정했다.



행추위가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5일 곧바로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9일 임시 이사회에서 후보를 확정한다.



각 후보의 입장과 각오를 들어봤다.



◇김승규 "은행발전 고민 피력할 것…내정설 논란 언급 부적절" 이 부행장을 제외한 두 후보는 면접대상 후보로 선정될 것을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김승규 부행장은 안동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입행했다.



재무기획부장과 검사실장, 강남2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 부행장은 "면접 대상자로 갑자기 선정돼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면서도 "행추위원들에게 우리은행과 한국 금융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제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이번 매각이 완결되지 못했지만 완전한 실패라고단정하긴 어렵다"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는 시장에서 컨센서스가 어떻게이뤄지는지를 살펴보며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후보 내정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적절치 않다"며 "행추위원들이 면접 후보로 선정한 만큼 은행 발전을 위해 고민했던내용을 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승계전통 지켜야 조직안정" 김 전 수석부행장은 전통에 입각한 경영승계 시스템이 구축돼야만 조직이 흔들림 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행장은 휘문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시너지팀장과 중소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업무지원본부장, 수석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미래전략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최고경영자 승계 원칙이 바로 서야만 조직이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이후 한일과 상업 출신 인사가 번갈아가며 행장을 맡은 전통을 지켜야 불필요한 내부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순우 현 행장이 상업 출신이기 때문에 관례를 따른다면 이번에는 한일 출신이행장을 맡게 된다.



김 전 부행장은 "이순우 행장도 수석부행장을 거친 뒤 행장이 되셨다"며 "승계부분에서 나름대로의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3년 후가 되면 임원들이 저마다 행장이 되겠다고 나서면서 조직이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석부행장 시절 3년 동안 직원들을 다독거리면서 끌어왔다"며 "우선은직원을 하나가 되게 해야 수익성과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그래야 민영화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구 '서금회 논란'에 비켜서기…연이은 상업 출신 행장 '부담' 한편 이광구 부행장은 내정설 논란에 부담을 느끼며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 달여 전만 해도 이순우 현 행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회추위가 열리기도 전에 이 부행장이 이미 행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금융권에서 돌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서금회 출신 이 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자이 행장은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이 유력했던 현직 행장이 연임 포기 선언을 하게 되면서 청와대 핵심 라인이 개입했다는 등 갖가지 소문이 금융권에서 돌았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의 대주주는 사실상 정부(예금보험공사)나 마찬가지여서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금융당국이 추천한 후보 대신예상 밖의 인사가 내정되면서 인사난맥 비판이 대두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행장은 최종 후보 선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런 논란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행장은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동안 언론에 과도하게 언급됐다.



지금은 말씀을 드릴 입장이 아닌 것 같다. 양해를 부탁한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하고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입사해 홍콩지점장,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을 지냈으며 현재 개인고객본부장으로있다.



다른 두 후보와는 달리 이순우 행장과 같은 상업 출신이라는 점이 그로서는 부담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 달 가까이 은행 내부가 현 행장 쪽과 이 부행장 쪽으로 나뉘어 혼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하더라도 이번 인사난맥에 따른 갈등의 불씨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부담으로 남을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