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들이 꼽은 내년 韓경제 대내외 변수는>

입력 2014-11-30 06:05
美·EU·中·日 등에 변수 산재…상승·하락 요인 공존



경제 연구원장들은 내년한국 경제를 둘러싼 각종 대내외 변수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국에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소비와 투자의 부진 등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美 기준금리 인상·EU 디플레이션·中 성장세둔화 가능성 30일 연구원장들은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흔들강력한 요소로 꼽았다.



미국의 '돈 풀기'가 끝난 만큼 내년에는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의 자금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은 "내년 미국 통화정책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장들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봤다.



중국은 고도 성장으로 세계 경제의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이 나라의 부동산 경기 하락이 전반적인 경기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의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점차 완만해지면서2016년에는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추격도 한국에는 도전 과제다.



한국경제학회 김정식 회장은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전자 등한국 주력업종의 산업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환경 악화도 변수로 지적됐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내년에 주목해야 할 가장 큰 대외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원유 가격의 하락세도 주시할 요소로 지목됐다.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수입가격이 낮아져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추가로 떨어지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장들은 밝혔다.



◇내년 韓수출, 상승·하락 요인 공존 내년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상승 요인과 한국의경상흑자 지속에 따른 하락 요인이 함께 존재한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현재보다 더 오르면 한국수출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그러나 원화, 엔화 간 동조화 현상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오르면 악재가 상쇄될 수도 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내년 원화가치는 올해보다 소폭 하락해(원·달러 환율 상승)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학회 김정식 회장은 엔저가 가속화할 경우 시차를 두고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하태형 원장은 원·엔 환율 하락으로 한일 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수송기계, 철강 등을 중심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은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일정 수준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세계교역이 크게 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엔저, 중국의 경쟁력 확대 등이 수출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내년 수출과 관련, 점진적으로 개선 중인세계 경제가 미국 양적완화 종료, 중국 성장세 둔화, 엔화 약세에 따른 악영향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부동산·물가…내년 韓경제 영향은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부동산, 물가 등이 내년에 주목할 요소다.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가계부채, 부동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소비회복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저물가가 이어질지도 연구원장들의 관심사다.



현대경제연구원 하태형 원장은 "내년에는 저성장·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저물가가 이어지면 소비가 더욱 둔화돼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을우려가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내년에 공기업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공공요금이 인상돼 올해보다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가격의 흐름도 내년 한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다. 연구원장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한국은 외국보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부동산가격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부동산 경기는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한국경제학회 김정식 회장은 "임대주택 양도세 면제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 경기활성화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은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으로 주택경기가 다소 회복될것으로 보면서도 전체 경기를 이끌어갈 만큼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연구원장은 작년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저조한 영향으로 내년 세수에 벌써부터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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