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재벌 배당세제 대상 안돼…최저임금 단계 인상해야""세수 작년보다 부족…올해 3.7% 전망 하방리스크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08년 이후 6번의 세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15조원의 증세를 단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야당은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한 세수 추정 방법을 두고 격하게 반발했다.
올해 세수 부족 규모는 지난해(8조5천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봤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예상치인 3.7%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의 질의에 "2008년 세법 개정으로 90조원의 감세를 했는데 이중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감세가 40조원, 고소득·대기업은 50조원이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후 2013년까지 세법개정으로 고소득층·대기업에는 65조원을 증세해 결과적으로 15조원을 증세했고 서민·중산층에 대한 감세는 그대로 유지되고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첫해의 대대적인 세법 개정에 따른 감세 효과를 대기업과 고소득층에는 회수해 증세로 전환한 반면 서민·중산층 감세 기조는 이어갔다는 의미다.
최 부총리가 이런 세수 추계를 산출한 방식에 대해 "실적치에 근거한 추정치"라고 답변하자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정부의 세수 추계는 지난 5년간 사후 실적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해당 연도 세수 전망을 합친 것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실적에 근거한 추정치라는 표현으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의 '언론 플레이'라거나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는 결국 과거 세법 개정의 경우 결과치가 있는 데도 결과를 토대로 세법 개정효과를 분석하지 않고 세법 개정 당시 추정치를 활용할 이유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세수 효과는 실적치 대신 실적에 기반을 둔추정치를 쓴다"면서 "이는 세법 개정 이후 세수 실적치는 단순히 세법 개정뿐만이아니라 그해 물가나 경기, 기업 실적 등 수없이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결과물이어서 이를 특정 세법에 따라 어떻게 세수가 변동됐는지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때문"이라고 맞받았다.
최 부총리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선 "외국인들은 조세 협약 때문에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혜택을 거의 못 받게 돼 있다"면서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다고 하는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율을 감안하면 수혜자는 전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재벌·사주 등의 경우 현재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면 배당소득증대세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세금 부담과 성장은 모순되는 정책"이라며 "가능하면 세 부담을낮추면서 투자를 활성화시키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 시장원리에 맞는 정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법인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세수 부족 규모는 지난해보다 조금 많을 것 같다"고 언급, 1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세 필요성에 대해선 "적어도 내년까지 증세는 없다"면서 "만약 세금 부담을늘리거나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내후년이든 그 이후에든 온다면 국민적인논의를 우선 거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선 "정부 전망이 3.7%이지만 약간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언급,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최저임금을 적정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다만 "최저임금 인상을 법으로 강제하다 보면 고용 총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임금이 원만하게 조정되지 않으면 한꺼번에 기업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낮은데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냐는 지적에는 "그때보다는 지금 상황이 훨씬 좋다"면서 "당시 금리 2%는 지금으로 보면 제로금리 정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진행할 한국투자공사(KIC) 국정 감사에서 안홍철 사장을 기관 증인으로채택할지 문제를 두고 마지막까지 공방을 벌이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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