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독점과 독과점 기업에 대한 규제 방안을 연구한 프랑스의 장 티롤 툴루즈 1대학 교수에게로 돌아갔다.
티롤 교수의 독점·독과점 규제 연구는 단순히 최고가격을 제한하거나 업계의가격 담합을 막는 차원을 넘어 개별 상황에서 개별 산업에 맞는 경쟁 정책을 연구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 프랑스의 장 티롤 툴루즈 1대학 교수를올해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독점·독과점 기업 규제 분야에 권위자인 티롤 교수는 2000년도 중반부터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오다가 이번에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티롤 교수가 독점이나 독과점 시장을 이해하고 해당 산업의 거대기업을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연구 성과를 냈다는 점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 배경으로 꼽았다.
현존하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단 1개의 거대 기업이 독점하거나 몇 개의 기업이독과점으로서 소비자와 업계에 폐해를 끼치는 사례는 많다. 이들은 가격을 마음대로올리거나, 좀 더 생산성 있는 기업이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으면서 독점적인 이득을 취하는 이른 바 시장 실패를 만들어 낸다.
이런 측면에서 전통적인 연구자들은 독점·독과점 시장에 최고 가격을 제한하거나 담합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정책을 구사해왔지만 티롤 교수는 여기에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티롤 교수는 우선 가격 통제나 담합 억제와 같은 전통적인 규제 방식이 때에 따라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에 집중했다.
그는 가격 제한을 가하는 것이 독점적인 사업자가 비용을 줄이는 순기능을 할수 있지만 과도한 이익을 허용하는 역기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업체들간 협력은 부적절하지만 특허를 공유하는것은 공익을 위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봤다. 1개 기업과 하청 기업의 합병이 경쟁을제한하기보다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측면에서 규제나 경쟁 정책은 개별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만들어야 한다고 티롤 교수는 제안했다.
그는 이와 관련한 기본적인 프레임을 만들어 통신이나 은행 등 산업에 실제로적용해보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이런 노력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동시에 이들이 경쟁자나 고객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장 티롤 교수가 MIT에 재직 당시 그의 강의를 들어봤다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명성에 걸맞은 천재로 요점을 집어서 어렵지 않게 강의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티롤 교수는 수강생인 학생의 논문으로 수업을 진행할 만큼 겸손한데다 애국심도 강해 모국인 프랑스의 경제학을 부흥시키겠다는 일념으로 MIT에서 툴루즈1대학으로 옮겼다고 전 교수는 전했다.
전 교수는 "실증경제학은 항상 미국이 주도했는데, 그 흐름에 유럽이 부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티롤 교수가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티롤 교수는 미시경제에서 다루지 않은 분야가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방대한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서 "경제학의 큰 흐름을 바꿀만한 연구가 아니라 기술적인(테크니컬한) 연구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IT에 관심이 많고 통신 관련 연구도 많이 했지만 막상 그는 컴퓨터를 잘사용하지 못했다"면서 "여러 국가들이 도입하고 있는 기업 경쟁과 관련한 규제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큰 성과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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