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공정위, 자살보험금 미지급 생보사들 동시 조사

입력 2014-10-12 06:11
금감원, 이달말 일괄 검사 착수…공정위, 생보사들의 담합여부 검토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생명보험사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이달말부터 연말까지 일제 점검에 들어간다.



이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업체들의 지급거부 결정과정에 담합이 있었는지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개별 사안이지만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두 기관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생보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자살보험금 미지급 규모와 지급 지연사례, 상품 판매 규모, 미지급 사유 등 각 보험사들이 제출한 서면자료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치고 현장검사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달중 일제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전체 생명보험업계를 대상으로 검사를 하기는 무리가 있어회사별 보험규모와 민원 발생 규모, 계약건수 등을 감안해 그룹별로 나눠 이번주중검사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지난 8월 ING생명에 대한 중징계 조치에 따른 후속책이다.



금감원은 연내 검사를 마무리하고 내년초 검사결과를 토대로 제재여부를 결정할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 생보사가 ING생명과 유사한 약관을 운용하고 있어 대규모 징계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재해사망특약 가입후 2년이 지나 자살하면 재해보상금을 지급키로 약관에 명시하고도 보험금이 적은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하다가 금감원에 적발돼 과징금(4억5천300만원)과 기관주의를 받았다.



ING측은 약관이 실수로 만들어졌고 자살한 사람에게 재해보험금을 지급하면 자살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생보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규모는 삼성생명[032830] 563억원(713건), 교보생명 223억원(308건) 등 17개사 2천200억원대로 추정된다.



보험업계는 금감원의 검사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ING생명이 금감원 조치에 대해가처분 신청 등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검사가 중단될 수 있음에도 검사를 강행하기로 한데 대한 불만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결정과 제기된 민원에 대한 중재노력에도 보험사들이 소송을 제기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계약자를 위한 신속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생보사들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요구한 민원에 대해 단체로 지급거부를 결정한 것과 관련, 담합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관련 12개 생보사 가운데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곳은 에이스생명과 현대라이프 생명 두곳 뿐이다.



삼성·교보·한화·동부 등 10개 생보사는 지급을 거부하고 최근 각 사별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12개 생보사는 지난달 23일 생보협회에서 부서장급 모임을 갖고 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논의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사례라는지적이 제기되자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단 모니터링을 진행중"이라며 "위법 여부가 발견되면 현장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움직임에 생보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20011년 16개업체가개인보험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당시 최대 규모인 3천6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생보협회는 "9월말 모임은 의사결정권자가 아닌 실무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타사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였을 뿐 담합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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