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정책세미나에서 쓴소리 쏟아낸 강봉균 前 장관>

입력 2014-10-08 17:32
"부동산 경기 활성화·규제완화 좀 더 '맵게' 밀어붙여라""한국 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이미 닮아버렸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규제 완화 등 기본적 기조는 옳지만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선명성'과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7일 열린 '경기활성화 및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경제정책 방향'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의 토론이 끝나자 작정한 듯 입을 열었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경제정책을 입안했으며 1999∼2000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이끌었다. KDI와는 2001∼2002년 원장을 지낸인연이 있다.



강 전 장관은 한국 경제에 대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벌써 닮아있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경제팀이 좀 더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나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니 확실히 주택거래가 늘어나는 것 같다"며 "결국 집값이 올라가야 소비 능력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가 한 쪽(부동산시장활성화)으로 에너지를 집결하지 않으면 어려운 국면이 타개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양적완화,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결국 자산 값을 올리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현 경제팀 사람들은 국민에게 정책을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TV 프로그램 등에 적극 출연해 이념 문제 때문에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이들과 논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회가 이념적으로 심각한 갈등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잔잔하게' 얘기해선 안 된다"며 "좀 더 맵게, 강하게 치고 나와야 정치권이 변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염려된다면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과감하게 꺼내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강 전 장관은 최근의 기준금리 논쟁에 대해선 "금리 인하를 하면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있다고 이야기하니 한국은행이 정신을 못 차린다"며 "정부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대해서는 "은행이 가진 많은 문제의 근원이 노동조합에서 오고 있다"며 "노조가 보호를 해주는 은행 직원들은 경쟁하지 않고, 이로 인해 서비스 정신도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이념 갈등, 공기업 민영화 등의 문제를 풀지 않으면 일시적으로경기가 활성화되더라도 금방 저성장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