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찬반' 외환銀 노조총회, 사측 압박에 무산될듯

입력 2014-09-03 13:21
사측 "쟁의조정 중 불법파업"…노조 "사측 부당노동행위"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에 강력히 반발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 총회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사측이 쟁의조정 기간에 이뤄지는 근무시간대 총회를 사실상 파업으로규정,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에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로 정당한 총회 소집을 방해했다고 맞서 외환은행 노사 대립이 점차 격해지고 있다.



3일 외환은행 노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서울 KBS 스포츠월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노조의 임시 조합원 총회는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오후 1시 현재 300명이 총회장에 참석했고,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400명정도가 합류해도 과반(약 3천명 이상)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사측은 애초 이날 총회를 실질적인 파업으로 간주했다. 전국 각지의 점포에 흩어진 조합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 자체가 영업을 마비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쟁의조정 기간에는 쟁의행위를 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노조의조합원 총회는 쟁의행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총회 참여를 주도한 조합원 7명을 대기발령했다. 조합원들이 많이빠져나와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일부 점포에는 본점에서 대체 직원을 보냈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협박과 방해로 정당한 총회 개최가 지연되고있다고 맞섰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2~3일간 영업본부장과 임원들이 밤낮으로 직원들에게 노골적인 협박을 하면서 총회 불참을 강요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서 총회에 참석하려고 직원들이 타고 오는 버스를 (사측) 차량으로가로막는 노골적인 물리력 행사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총회 개최가 무산되고 총회 참석 직원에게 불이익이 주어질 경우 사측인사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 총회는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찬반 투표가 주요 안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에 대한 찬반을 직접 묻는 성격이 짙다.



조기통합 추진에 필수적인 노사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총회 개최를 둘러싸고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외환은행 노사 갈등은 한층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