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토론 내용 추가>>사적연금 세미나…"기금형 도입·자산운용규제 완화 필요"
모든 기업의 퇴직금제도를 퇴직연금제도로 합치고,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KDI와 한국노동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빠른 속도로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공적연금의 노후소득 대체가 한계를 보이고 있어 사적연금 활성화가 절실하다"며 관련 방안들을 제시했다.
강 부장은 현행 퇴직급여체계가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의 이원화 등으로 퇴직연금의 가입률이 저조하며, 계약형 연금제도만 허용돼 연금가입자의 선택권 또한 제한되고 연금적립금 운용 규제에 따른 비효율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퇴직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제도로일원화해 퇴직연금의 가입 대상과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사업장에서 소형사업장으로 확산시키는 등 순차적 방식으로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을 의무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고 퇴직연금 운영 관리를 일괄적으로 위탁하는현행 '계약형' 퇴직연금과 더불어 노사가 별도 수탁자를 지정한 뒤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강조했다.
계약형과 기금형을 병행해 제도 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과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는 전면 폐지하거나 총 위험자산 투자한도나 보유한도만관리·유지하는 식으로 완화해 연금자산의 기반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주장했다.
개인연금제도(IRP)와 개인연금의 중도해지를 막아 사적연금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고 일시금보다는 연금식 수령방식을 확산시키는 방안도 내놨다. 개인연금 운용수수료를 할인하고, 연금담보대출 활성화 등 유인책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강 부장은 "사적연금자산 확대와 운용 선진화·연금화를 통해 국민의 노후소득대체율을 높여 노인 빈곤층 전락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복지재정 수요와 재정 불안정성에 따른 공적연금 부담과 한계를 완화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대부분의 토론자가 현재 운영되는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를 보완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노사가 다양한 외부 운용기금 중 한 곳을 선택해 맡기는 방식의 기금형 퇴직연금은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데다 운영 전문성, 관련자 간 이해 상충, 관리·감독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 연구실장은 "계약형 퇴직연금의 경우 운용 사업자인금융기관을 금융감독원에서 감독할 수 있지만, 기금형 연금은 어떤 근거로 누가 어떻게 감독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부실한 운용으로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개별 기금을일일이 감독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을 한다해도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든다는 설명이다.
최문석 한국경총 책임전문위원과 어기구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 등 경영계와 노동계를 대표하는 토론자들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투명성 문제와 관리·감독 부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최문석 전문위원은 "개인연금제도(IRP)를 통해 근로자들이 더 많은 노후자금을저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며 "정부가 인센티브, 세제 혜택 노후자금 저축을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박영석 서강대 교수는 "개인연금 수익률이 세제 혜택을 받지 않는 같은 금융상품보다 훨씬 낮다"면서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준 세제 혜택만큼을 차감해낮은 수익을 제공하고 이를 다른 상품 가입자들에게 옮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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