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에 환차익 효과까지…5년간 평가이익 205조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이 국내주식에 투자해 올린 수익성이 한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성과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수익률이 낮아져 민간뿐 아니라 공적기금의 해외주식 투자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리스크 헤지(위험분산), 수익성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지분증권(주식) 투자잔액은 3천879억달러(약 394조9천억원)으로 2008년 말의 1천246억달러보다 2천632억달러 늘었다.
늘어난 투자잔액 가운데 주식 매매로 인한 거래변동액은 623억달러였지만 평가이익이 2천9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말 투자잔액에 더해 5년간 투입한 원금이 108%가량 불어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신흥국에 비해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돼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급격히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2009∼2013년 73.78%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2008년 12월 평균 1,373.84원에서 작년 12월 평균 1,076.97원으로 21.6% 절상됐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상태에서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화로 표시한자산 액수가 늘어나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가 상승과 환차익으로 인한 투자 수익은 미국인이 대거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인은 외국인 전체 증권 투자잔액의 35.2%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불리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 주식투자에적극 나섰다. 특히 공공부문인 일반정부의 해외증권 투자잔액은 2008년 말 166억달러에서 작년 말 900억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한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수익성은 외국인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2013년 말 대외 지분증권 투자잔액은 1천235억달러로 2008년 말의 479억달러보다 756억달러 늘었다. 거래변동액은 339억달러, 평가이익이 417억달러다.
2008년 투자잔액에 더해 5년간 투입한 원금이 51%가량 증가했다.
한국의 대외투자는 달러화와 채권 위주여서 순수 거래에 의한 투자금은 크게 늘었으나 환율 변동, 주가 변동에 따른 평가 이익이 미미했다.
작년 말 현재 한국의 대외투자는 달러화로 51.3%, 위안화로 11.0%, 유로화로 8.
2%가 이뤄졌다. 한국의 대외 자산·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제투자대조표(IIP)는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달러화에 투자했을 경우 환차익 자체를 얻을수가 없다.
이정용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장기적으로 대외투자 자산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비해 투자기법을 고도화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