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충격 영향…"하방 리스크 상존"
정책당국과 연구기관들의 경기전망 하향 조정이잇따르고 있다.
올해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여러 기관들이 4%대 성장률 전망치를내놓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얼마나 지속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기때문에 이런 전망치 하향 조정이 하반기에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4.0%에서 3.8%로 0.2%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 서영경 부총재보는 수정 배경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반영해민간소비 증가율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그 외 최근 실적치등을 고려해 건설투자 증가율도 소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책 또는 민간 연구기관에서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한 바 있지만, 정책당국이 전망치를 수정함에 따라 성장률 전망 하락이 공식화된 셈이다.
앞서 경제연구기관들은 하반기 경기 전망에서 일제히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린바 있다.
특히 일부 연구기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 심리가 악화해 더블딥(반짝 회복후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가장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월호 참사 한 달 후인 5월 말 올해 성장률전망치를 3.9%에서 3.7%로 낮췄다.
금융연구원은 4.2%에서 4.1%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으며, 민간 연구기관인한국경제연구원은 3.5%에서 3.4%로, 현대경제연구원은 4.0%에서 3.6%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가 침체될 경우 경기부진이 더블 딥으로 진행될 수있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당국이 이날 경제전망치를 수정한 데 이어 재정당국도 이달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여파와 세계 경제 여건 악화가 겹쳐 현재 경기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성장률을 상당폭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8일 인사청문회에서 "회복세가아주 미약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가 겹쳤고 세계 경제 위험도 커졌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9%를 하향 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기존 4.1%(신 기준)에서 3.5∼3.7% 정도로 상당 폭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2분기 GDP 성장률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나온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5월까지의 실적을 토대로 추계한 것이어서 세월호 참사 이후 경제 여파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만 내린 것은 사실 큰 변화라고 볼 수 없다"라며 "단기 충격인 세월호 참사여파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입장에서는 3개월 만에 0.2%포인트 이상급격히 수치를 조정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10월께 전망치를 추가로 낮출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도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상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췄지만 이 수준도 잠재성장률 수준에는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하방 리스크가 크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신운 조사국장은 "세월호 참사의 경제 여파는 경제주체의 심리와 관련되기 때문에 지속 여부를 아직까지 100%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며 "하방 리스크가크다고 판단한 것은 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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