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경사업 예산 집행 미진했다>

입력 2014-07-09 06:06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였던 작년 추경사업 집행 실적이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기부양이 절실한 상황에서 예산이 추가된 작년 추경사업에서 쓰이지 못한 나랏돈은 4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 일부 추경사업 집행률 20%대 그쳐 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회계연도 결산 거시·총량 분석' 보고서에따르면 추경으로 예산이 늘어나거나 줄어든 정부사업을 뜻하는 추경사업 308개의 예산현액(예산액+이월액) 규모는 66조4천68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61조8천22억원(93.1%)이 실제로 쓰였고 8천855억원(1.1%)은 이월됐다. 3조9천192억원(6.3%)은 아예 사용되지 않았다.



정부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자 작년 4월 편성한 추경은 모두 17조3천억원 규모로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에 덜 걷힌 세금을 메우는 '세입 결손 보전'용도가 12조원, 경기 부양을 위한 '세출 확대'용도는 5조3천억원이었다.



원래 짜여졌던 정부사업 예산 61조원에 5조원가량을 얹어 66조원을 쓰겠다고 계획했으나, 여기서 4조원을 덜 쓴 것이다. 추경으로 굳이 예산을 늘리지 않아도 됐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국회 심의 없이 기금운용 계획을 자체 변경하거나 관리가 미흡한 추경사업의 집행률이 특히 낮게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저온유통체계구축 사업에 277억원(예산현액 기준)을 배정했으나 177억원만 지출했다.



농림부는 농업인과 중소기업 연계 모델인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40곳에 37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18곳에 187억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예산정책처는 "농림부가 연내 집행할 수 있는 사업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추경을과다하게 편성해 집행 실적이 대부분 저조했다"며 "추경으로 4천152억원을 증액해늘어난 예산 가운데 6천704억원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은 예산현액 1천51억원 가운데28%인 293억원만 집행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의 육아종합지원서비스 제공사업도 예산현액 196억원 중 49억원(25%)만 쓰였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 중점을 둔 일자리 확충 정책의 경우 성과가 있었으나, 일자리의 질적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실업률이 2012년보다 0.1%포인트 감소했지만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9.9% 수준이었던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하반기 10.4%, 올해 상반기에는 10.4%로 증가했다.



◇ 추경 이후 성장률 증가·실업률 감소 작년 추경은 분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분기 0.6%(전기비)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추경 편성 이후인 2분기에 1.0%로 올라갔다. 2011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으로 이어지던 0%대 성장에서벗어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0%로 2012년의 2.3%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실업률은3.1%로 0.1%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추경 편성 당시의 경기상황을 '침체'라고 규정하는 데 이론의 여지는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예산정책처는 "불가피하게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추경 내용과 운용이 제한적이어야 하며, 추경 편성 요건과 관련해 국가재정법상 명시된 '경기 침체'의 개념에 대해명확하고 정량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경 편성 요건이 충족됐다 하더라도 개별 정부 사업이 의도한 목표를달성할 수 있도록 집행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후보자는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서 추경 편성에 대해 "경기 상황만 본다면 필요하지만 법적 요건, 재원 상황, 내년 예산 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 편성이 필요할 때를 판단해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조언하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추경은 경기를 부양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고, 단기적 경기 부양 효과 또한 나타나는 만큼 2기 경제팀이 추경을 편성한다면 타이밍을 잘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