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팬택 지원 거부…채권단 "결정시간 더 주겠다"(종합)

입력 2014-07-08 17:53
<<재연장 방침과 이통사 입장 추가>>채권단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이통사 설득"…이통사 "입장 안 바뀔 것"



채권단이 이동통신 3사에 팬택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지원 참여 여부에 대한 판단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그러나 팬택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시간이 더 주어진다고 해도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의 유예 결정에 따라 팬택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이통사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채권단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장려금 채권 1천800억원의 출자전환 여부에 대해 이날 오후까지 채권단에 회신하지 않았다.



팬택의 출자 전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룰을 정하고 이통사에게 (팬택회생의) 책임을 전가하는데 우리는 답변할 의무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채권단이 풀어야 할 문제이며 경제 논리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결정 시한을 또 연장한다는 얘기가 있으나 현재로서는 시간이 더주어진다고 해도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팬택에 대한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채권단은 지난 4일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하는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했다.



채권단이 3천억원, 이통 3사가 1천8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은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의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다.



정상화 방안을 채택하면서 채권단은 이통 3사에 8일까지 출자전환 참여 여부를답신해 달라고 전했다. 이통사의 출자전환 참여가 없다면 채권단의 정상화 방안 채택은 무효화된다.



채권단과 팬택은 이날까지 이통사의 답신이 없다 하더라도 좀 더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아무런 회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팬택에서 협조를더 이끌어 내는 쪽에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부여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팬택이 법정관리를 최종 신청할 때까지 이통사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규정상 이통사가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최종 마감시한은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 의결일인 4일로부터 10일 뒤인 14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통사가 팬택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지원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통사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워크아웃은 종료되고 팬택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편 채권단이 이동통신사를 워크아웃에 끌어들인 것은 팬택이 2차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한 상황에서 채권 금융기관들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통사에 지급할 예정인 판매장려금이고 팬택이 도산할경우 이통사의 손실도 커지기 때문에 이통사의 지원 분담이 있어야만 워크아웃 추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기업청산 시 이통사의 판매장려금 채권 회수율이 9%에 불과하지만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종료로 기업이 존속할 경우 회수율을 100%로 높일 수 있다면서이통사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팬택이 이번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국내외 휴대전화제조업체 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회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출자전환으로 팬택의 주주가 되면 최소 구입물량을 보장해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지원을 거부한다는 것은 팬택의 회생 가능성을어둡게 본다는 의미"라며 "법정관리에 간다 하더라도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회생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통사들이 지원에 난색을 표하더라도 막판에 출자 전환을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제조사가 줄어들면 이통사로서는 가격 협상 등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로서는 1천800억원보다 팬택을 외면했다는 비판적 여론이 더 큰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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