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채무불이행 일단 피하나…불안상황은 지속될듯>

입력 2014-06-30 06:08
자체 자금·산은 지원으로 동부CNI 채권만기 막을 전망총수일가 추가 사재출연 없으면 불안상황 지속 불가피



유동성 위기로 사면초가에 몰린 동부그룹이 채권단 지원과 계열사 자금 조달로 일단 급한 불을 끌 전망이다.



비금융 계열사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가 내달 회사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채무불이행설까지 나돌았으나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사의 영업부진과 높은 부채비율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는 유동성 위기가 또다시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30일 채권단과 동부그룹 등에 따르면 양측은 내달 7일(200억원)과 14일(300억원) 총 500억원의 동부CNI 회사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긴급 자금 수혈방안을 마련했다.



동부CNI 측이 자체 자금 보유분과 계열사 지원을 동원해 400억원을 마련하고 산업은행이 이미 인수한 회사채 100억원의 차환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동부CNI는 안산공장 등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거나 일부 IT 사업 부문을 다른계열사에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동부CNI는 동부제철(14.02%)과 동부하이텍[000990](12.43%), 동부건설[005960](22.01%), 동부팜한농(36.8%) 등 주요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제2금융권과 공모 회사채 비중이 높은 차입 구조상 채권단 구성이 어려운 구조에서 월말로 예정됐던 담보부 회사채 발행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법정관리로 가는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동부CNI가 채권 상환을 막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맺은 트리거(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동부팜한농 등 일부 자회사가 계열에서분리돼 동부의 정상화 방안은 더욱 난항에 빠지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산하 계열사 구조조정이 여러모로 어려워진다"며 "별 문제없이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12일 만기도래분 회사채 100억원에 대해 인수하는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14일 만기도래분만 해결되면 당분간 동부그룹의 유동성과 관련한 긴급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도 자율협약이냐 워크아웃이냐를 두고 이르면 30일 채권단 회의에서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임원급이 아닌 실무 부서장급의 모임이 될 예정"이라며 "자율협약으로 가려는 의지가 없다면 이렇게 조기에 모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으로 의견을 모으면 신용보증기금(신보)도 동부제철의 7월 만기도래 회사채에 대한 차환발행 지원(240억원)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나온다.



다만, 신보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무산에 따른 후속조치 문제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 및 채권단과 신보는 29일 동부제철 회사채 차환 발행 여부를 두고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이 급한 불을 끄고 넘기더라도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다시 전방위로 김회장 일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이 전체 금융기관에서 융통한 대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포함한 차입금은 모두 5조7천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회사채는 내달 초 만기가 돌아오는 2천200억원을 포함해 올해 하반기에만 모두 4천244억원 어치가 만기가 된다.



내달 유동성 위기를 넘기더라도 얼마든지 또다시 유동성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있는 여건이다.



금융권에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김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김 회장 장남 김남호 부장이 동부화재 지분 등 사재를 출연하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김 회장은 금융·비금융을 가리지 말고 전 재산을 투입해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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